나만의 시상식

04 - 아듀 2021

by 미칼라책방

Adieu 2021!

어떤 헤어짐이든 섭섭함이 꼭 끼어있다. 금년도 그렇다. 2021년과 섭섭한 헤어짐을 며칠째 하고 있긴 하지만 그 와중에 조금 신나는 일이 있었다. 내가 연말 시상식에서 상을 다섯 개나 받았기 때문이다. 주최한 것도 나요, 후원한 것도 나요, 진행한 것도 나다. 나만의 잔치를 벌였다.


작년 초에 코로나라는 요상한 것이 불어닥치고 일상은 회복이 불가능할 정도로 무너졌다. 나는 분명 정신없이 바쁘게 살았는데 어느 날 멍하니 앉아 있게 되었다. 똑딱 1초를 쪼개가며 살았지만 그 어디에도 그렇다는 증거가 없었다. 그래서 남들은 어떻게 증거를 남기나 기웃거리기 시작했고, 블로그를 알게 되었다. 유튜브나 인스타는 언감생심, 블로그에 적응하는 데만 수개월이 걸렸다.


나에겐 이미 십 년도 더 지난 블로그가 있었다. 이건 뭐 출생의 비밀도 아니고 어느 날 갑자기 '내가 니 엄마다' 대신에 '내가 니 블로그다'라는 것 같았다. 그렇게 2년을 꽉 채워 매일같이 만나며 증거를 남겼다. 증거를 남기기 위해 열심히 썼다. 낯간지럽고 어색한 글자들이 넘쳐났다. 간혹 이상한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에비~!


돌아보니 2021년은 도전으로 가득 찼다. 온라인 프로젝트에 손들고 도전을 하다니! 내가! 맙소사~! 영어 공부를 시작으로 독서 모임과 글쓰기, 운동도 했다. 시작부터 도전이었던 해여서 그런지 마무리도 이렇게 [ 글, 책_겨울 ] 모임에 도전하고 있다. 어떻게 해서든 아날로그의 세상에 머무르고 싶었으나 역시 시대의 흐름은 거스를 수 없었다.


블로그 하길 잘했다. 일 년 열두 달을 꽉 채웠다는 증거들로 넘치는 내 공간이 생겼으니 말이다. 게다가 상을 다섯 개나 받았다. 아침에 30분 비는 시간을 이용해서 최고루틴상을 받았고, 거창한 운동 계획으로 조금아쉽상을 받았다. 블로그와 브런치 양다리를 걸치면서 더달려상을 받았고, 연필로 죽죽 그은 스케줄러에 색색으로 기록해서 제일잘했상을 받았다. 마지막으로 내년약속상에는 꿈과 희망이 가득하다.


이전에는 나에게 집중할수록 죄책감도 컸었다. 그래서 가능하면 아이들과 남편에게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다. 그것이 나의 숙명인 줄 알았다. 하지만 기록하는 삶이 나를 깨우쳤다. 나에게 집중할수록 나는 행복해졌고, 그럴수록 가족들을 더 사랑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금년이 나에게 준 선물이다.


나를 많이 사랑했던 2021년, 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