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불스원 : 엔진 때 싹~불스원샷] 편
"아니, 진짜야! 신문에 나온 거라니까!"
어렸을 적, 이런 말을 해본 적이 있지 않은가.
아무리 말해도 안 믿어줄 때,
신문 기사에서 봤다는 것을 강조하면,
대부분 '아 그래?' 하며 수긍해주곤 했다.
이 당시 신문은 단순한 근거가 아니라
'진실'이라고 믿을 수 있는 "권위"를 가졌다.
사회적으로 인정과 영향력을 갖는 권위.
"권위에 호소하는 방법"은
초등학교 국어시간에도 배운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웬걸...
'신문'의 권위는 더 이상 먹히지 않는다.
단순히 설득력에 도움이 되느냐 아느냐가 아니다.
신문은 사회적으로 '진실'을 강조할 권위,
인정, 영향력과 멀어진 아주 처참한 언론상이다.
예전에 신문기사, TV기사, 인터뷰 등을
배경으로 깔며 이야기하던 광고가 종종 있었는데,
지금은 전무하다.
대신, 여전히 주로 활용되는 권위는 있다.
우선, 1등, 1위.
사람들이 어떤 아이템을 사고 싶은데,
그 아이템 중 어느 회사 어느 제품이 좋은지
잘 모르고 헛갈리는 등 선택 기준이 없을 때,
1등이라는 주장은 잘 먹힌다. 근거는 하단 자막.
그래서 한 업종에서 어느 브랜드가 1등을 이야기하면,
다른 브랜드들도 1등을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어떻게? 판매량 1등 하면 우리는 만족도 1등,
편의점 1등 하면 우리는 온라인 쇼핑 1등,
분야를 잘게 쪼개서 어떻게든 1등을 찾아온다.
그래서 1등도 여러 개, 또 헛갈리게 되고 마는 악순환.
또, 수상이 있다.
세상에 그런 종류의 상, 그런 이름의 상이 있는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수상을 근거로 댄다.
최소한 제품 선택과 구매에 안심을 주겠다는 것.
경험적으로는 '세종대왕 상'이 애를 먹인 적이 있다.
무슨 상인지도 모르는데, 상도 알려줘야 돼,
어떤 기술인지도 알려줘야 돼, 브랜드도 알려줘야 돼,
커뮤니케이션이 첩첩산중이 된다.
이런 방법들은 결국 제품력을 입증하기 위해서이다.
스스로 제품력을 떠들어봤자,
'광고니까 그렇겠거니' 불신을 하니까
외부 공신력을 이용하는 것.
만든 이 : 이노션 / 임상현 CD/
이동언 감독/ 모델 : 김성주
어떤 권위와 공신력에 기대어 제품력을 이야기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직접적이다.
독일과 미국, 그들 협회의 인증과 검증.
이른바 선진국의 협회 검증이라는 권위를 내세운다.
독일은 독하다.
미국은 미쳤다.
엔진 속 세정에 대한 지독한 기준을 만들어
수많은 전문가들이 모여
가장 깐깐한 잣대를 들이민다.
품질. 성능. 안전. 하나하나 테스트를 실시.
때로 인한 소음 매연까지.
미친 듯이 검진한다.
불스원샷, 엔진 속 때에 진심이니까.
엔진 때 싹~ 불스원샷.
일단 독일은 독하다, 미국은 미쳤다..
단순 말장난이 아니라 독일과 미국부터 치켜세워준다.
그들의 권위부터 높게 세워준다.
그래야 그걸 통과한 우리 브랜드도 돋보이니까.
그리고 통과한 기술력을 읊어주는 게 아니라
"품질" "성능" "안전"으로 해석해서 의미를 담는다.
테스트 통과보다 "안전"을 검증받았다... 가 세니까.
사실 이런 주장의 광고는 딱딱하다, 재미없다,
독일과 미국만 깐깐한가, 사대주의 아냐? 비난도 쉽다.
하지만 재미있게 잘 풀었다. 모델이 실제 체감하듯
중계하는 방식이 영상을 쉽게 끝까지 보게 한다.
한 마디로 영상을 통한 제품력 입증은 성공적이다.
하지만, 권위에 기대어 제품력을 입증하는 전략이
브랜드의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가는 다른 문제다.
전략 선택의 타당성, 유효성, 적합성에 대한 판단이다.
아마 광고기획자들이 충분히 검토했을 것이다.
사람들이 불스원샷을 쓰지 않는 이유는
과연 효과를 믿을만한가, 제품 성능은 뛰어난가?라는
의구심 때문이라는 조사결과가 있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전략선택이 맞나 라는 싶기도.
불스원샷은 대체재가 없는 1등이고,
업계에서 유일하게 광고하여 인지도도 높다.
그래서 그동안 불스원샷은
비사용자의 사용유도를 강하게 권유함으로써
엔진세정제 시장의 사용자를 늘리고자 해왔다.
즉, 사람들이 '엔진 때' 때문에 문제 된 적도 별로 없고,
눈에 보이지도 않고, 그러니 신경 쓰지 않아서,
"엔진 때 위험해요, 엄청 중요한 문제예요.
그런데 엔진세정 해야 돼요, 왜 안 쓰세요?" 해두고
"불스원샷"만 붙이면 되는, 이 방식으로 커왔다.
아직도 그렇지 않아 싶어서 그렇다.
후발주자나 대체재의 위협이 없는 상황에서
굳이 1등이 우리 제품을 우리나라 인증도 아닌
'외국에서도 인정할 만큼 훌륭해요'... 가 유효한지...
내 주장을 뒷받침하고 싶을 때는
뭐든 갖다가 붙여야 된다. 근거든, 인용이든, 권위든.
그래야 조금이라도 설득력이 높아진다.
이런 요소에 반응하는 MBTI도 있다.
오늘이라도 내가 하는 이야기에, 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만들 '권위', '공신력'이 뭐가 있을지
주변을 한번 돌아볼 일이지 않을까?
그리고 어떤 사람에게 어떤 권위가 먹히는지,
그 권위는 아직도 힘을 갖고 있는지 살펴볼 일이다.
본 광고의 인용이 불편하시다면,
누구든, 언제든 연락 주세요. (출처: tvc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