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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봄 Jun 28. 2024

금연, 그 기회를 잡았어야 했다!

21 [보건복지부: '금연캠페인' 이참에, 금연] 편

담배값이 오를 때가 기회였다.

지출이 늘어난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박근혜 정부에 세금을 보태주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오르면 끊으리라 마음먹고 

남들 다 하는 사재기도 하지 않았지만, 

결국... 실패.... 


그다음은 지난해 해외여행에서 

전자담배를 수영장에 빠트렸을 때였다.

여행 첫날인지라, 평소처럼 주머니에 넣은 채, 

아무 생각 없이 수영장에 터벅터벅 들어갔을 때, 

수영복 바지에서 전자담배를 확인하고는 

아... 어쩌지... 게다가 오늘 첫날인데...

호텔에서 말려보고, 드라이어기도 써보고... 

가족 눈치 보느라 현지에서는 구하지도 못하고... 

그래, 잘 참아보자, 어차피 구하지도 못하는데, 

한국 돌아가서도 안 고쳐지면 새로 사지는 말자...

그렇게 마음먹었건만, 결국 또 실패... 


생각해 보면 금연할 크고 작은 기회는 너무 많았다.

아니 아무 기회 없어도 성공한 사람들도 많지만, 

그래도 사람이 어떤 계기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그러니 1월 1일부터, 월요일부터, 애 낳고부터... 등 

수많은 D-day가 필요한 것이다, 인간적(?)으로...


이런 인간적인 마음은 몰라주고, 

그동안 금연 광고는 어찌나 구석으로 몰아붙이던지...

'안 끊으면 죽는다'류의 협박과 공포의 광고로,  

담뱃갑 표지에 흉측한 사진으로 위협을 해왔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하면 할수록 

더 자극적이어야만 하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그래서인지, 금연 광고는 몇 해전부터 

아주 큰 노선 변화, 대대적인 변화를 해왔다. 

즉, 부정적 접근에서 긍정적 접근으로... 

'금연 본능', '금연 능력자' 등 금연을 하면 

얻게 되는 유무형의 이득과 혜택을 제시한다.

머리로 알고만 있던 뻔한 것이지만,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끼게 만든다.


위협이든 긍정이든 결국 금연을 유도하는 게 목적. 

머리나 가슴으로 알고 느끼게 하는 광고는 많지만,

그걸 행동까지 돌입하게 하는 데에는

사람마다 여러 가지 제약과 사연이 있다는 게 한계. 

이제 그 한계에 도전하는 첫 발걸음이 아닐지...



21 [보건복지부 금연캠페인: 이참에, 금연] 편

만든 이: HS애드/ 김동현 CD/ 신병재 외 AE/
              유대얼 감독 

이렇게 인사이트 잘 살린 참에...


스릴러 영화 예고편이 시작된다. 

제목은 "이참에", 절찬리 상영 중이란다. 

긴박하게 시간이 흐르고, 초조해하는 사람들. 

'엄청난 일'이 뭔가 벌어진다고 하는 순간, 반전.

그 일이 바로 '금연 시간'이란 것. 

"이렇게 참은 김에, 금연"

이렇게 영화 예고편이 금연 메시지로 반전된다. 


흡연자의 인사이트를 잘 찾았다.

우선, 흡연자들이 금연 의사를 늘 갖고 있지만, 

선뜻 실행하지 못한다는 인사이트에 기반한다. 

흡연자들이 가장 괴로워하는 ‘강제 금연’을

그 계기로 탈바꿈하게 인식을 바꾼다. 

즉, 강제 금연을 통해 금연은 이미 시작했으니, 

이걸 '계기'로 지속적으로 이어가라고 연결해 준다. 


그리고, 금연 성공자들은 그동안의 금연이 

아까워서라도 끊게 된다는 점까지 이용하고 있다. 

그 '강제 금연 시간'을 이어가는 것이 유리하다고... 


그래서 금연 시작의 “계기”를 만들어 

“금연 행동”까지 이끌기에 효과적이다. 

특히 ‘아이를 생각해서’ 같은 감성적 접근이 아니라 

“시간”을 제시하는 이성적 접근이 설득적이다. 

13시간 금연한 거야 너.
주말 내내 금연했네.
팀장님 금연하신 겁니다./ 내가?

언젠간 금연할 생각이었다면.
이렇게 참은 김에. 이참에, 금연

금연 상담은 1544-9030.


이렇게 영상까지 잘 만든 참에...


스릴러 영화에서 금연 광고로 반전시키는데, 

무심코 보다가 허를 찔린 듯 메시지가 날카롭다. 

반전은 역시 격차가 커야 효과적인데, 

낙차 큰 전환이 효과를 크게 만든다. 


또한, 시간 제시가 설득에 효과적이다. 

'강제 금연'을 시간으로 제시하는 것이

역으로 ‘이미’ 금연을 한 시간으로 해석한다. 

비행기 안에서, 회의 안에서, 집 안에서 

'네가 금연에 성공한 시간'으로 바꾼다 


마지막에 금연 상담 전화라는 

행동 유도 메시지까지 명확해서 

흡연자가 핑계 댈 구석이 없다. 

흡연자를 부정적으로 그리지 않는 점 

역시 흡연자 설득에 유리하다.  

예전에 같이 흡연하던 친구는, 

흡연 광고만 보면 스트레스받아서 

오히려 담배 한 대 더 피운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는 핑곗거리까지 없어졌다. 


아마 이 광고의 제작진은 

이 광고가 흡연의 '계기'가 되는 것을 

가장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평소 금연을 호시탐탐 노리던 참에 

이 광고를 잘 만든 참에, 금연! 해봐야겠다. 

본 광고의 인용이 불편하시다면,
누구든, 언제든 연락 주세요. (출처: tvc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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