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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레봄 Jul 01. 2024

잘 사냐, 진짜? 술 한잔 하자

22 [롯데칠성음료: 언제나 당신 곁의 처음처럼] 편

회사에서 하는 회식 술자리와

대학 친구들과의 회식 술자리는 다르다.


회사에서 하는 회식 술자리는

오늘 낮에도 만난 사람들과

최근의 일과 요즘의 삶을 이야기하는 반면,


대학 친구들과 하는 술자리는

꽤나 예전에 만난 사람들과

과거의 일과 요즘의 삶을 왔다 갔다 한다.


대학친구들과의 술자리는 보통 이렇게 시작한다.

"야, 잘 사냐?" "언제 술 한번 해야지"

그렇게 술자리가 잡히고 친구들을 모은다.

그 전화마다 "잘 사냐? 함 봐야지"


약속한 그날이 되어 친구들이 모이면

"이야, 오랜만이다" "어떻게 살았어?"로 시작한다.

그러다가 친구의 친구, 또 그 친구 이름이 나오고,

술기운에 무작정 전화를 또 해본다.

"야, 잘 살고 있냐?" "오늘 얼굴 봤으면 좋았을 텐데.."


1차는 보통 요즘 뭐하는지 이야기한다.

2차쯤 가면, 대학시절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이후 대학교 연애사와 흑역사가 나올 때가

술자리를 파해야 할 시점이다.


옛 친구들을 만나면 늘 그렇지만,

모두 나이들 먹고, 위치도 높아지는데,

술 마시면 왜 그렇게 옛날이랑 똑같은지...


술자리는 친구들을 예전 그대로로 돌려놓는다.

과거의 친구들을 오늘의 술자리로 모으고,

오늘의 친구들을 과거의 친구들로 돌려놓는다.


22 [롯데칠성음료: 당신 곁의 처음처럼] 편

만든 이 : 대홍기획/ 김동현 CD/ 장현웅 외 AE/
               임민철 감독/ 모델 : 구교환


소주도, 친구도 다시 당기게 만드는,

진짜 소주 술자리.


"야, 잘 살고 있냐?"

친구들 술자리를 부르는 그 첫마디로 시작한다.

흘리기 쉬운 이 흔한 한 마디를 잘 찾아냈다.


그다음부터는 아날로그식 소주 술자리다.

과거의 술자리부터 오늘의 술자리까지.

특별하거나 새롭거나 고급스러지도 않다.

어쩌면 촌스럽거나 서민적이어서

광고영상으로는 잘 쓰지 않는 배경으로.

하지만, 그때의 분위기, 추억을 잘 되살렸다.


친구와의 예전 추억을 떠올리는 대화로 이어지다가

문득 발신인을 비튼다. 친구가 아니라 소주다.

편지를 보낸 사람이 친구가 아닌 '처음처럼'이다.

대단하지는 않지만, 의미 있고, 절묘한 화법.

전 연인인 듯, 친구인 듯, 귀결점을 브랜드로 만드는.

야. 잘 살고 있냐?
같이 흔들고 같이 축하하고 때론 울고 또 웃고
우리의 모든 순간을  난 변함없이 기억해

 언제나 당신 곁의 처음처럼으로부터.
변함없는 부드러움, 처음처럼.


타깃도, 볼륨도, 브랜드로 다시 모으는

진짜 소주 광고.


잘 아는 것처럼, 요즘 소주 술자리는 줄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판매량은 감소 추세일 터,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걱정이 되지 않았을까.


그 문제를 앞두고, 제품 장점에 대한 설명보다는

오히려 “소주”하면 생각나는 경험을 되살린다.


아날로그식 소주 술자리 분위기에 익숙하면서도

소주 소비 볼륨이 가장 큰 타깃층의 인사이트를

정확히 겨냥하면서도 세련되게 표현하고 있다.


모델도 ‘깨끗함’ 같은 기능에 맞춘 여자 연예인 대신,  

가장 자연스러운 술친구의 역할로 규정하고,

그에 맞게 구교환, 김지원 배우를 선정한 점도 차별적.

배우 매력도 좋지만, 내 술친구를 생각나게 하는 장점.


소주에서 멀어진 타깃이 다시 술잔 들게 만드는,

전략적 효과와 감성적 이미지를 다 잡은 ‘편지’.  

친구들과의 회식, 소주 술자리를 늘리고,

소주, 그중 ‘처음처럼’의 소비량을 늘리는 성공적 시도.


다음 주에도 대학친구들과의 술자리 약속이 있다.

이번에는 그래도 종종 만나는 친구들과의 술자리.

하지만 술자리가 시작되면 또 다른 친구가 생각나고,

또 전화를 걸고 물을 듯. "야, 잘 살고 있냐?"...


그런데, 이건 또 어쩌나...

소주 도수가 아무리 약해져도

이제 더 이상 소주는 못 마시겠던데...


본 광고의 인용이 불편하시다면,
누구든, 언제든 연락 주세요. (출처: tvc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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