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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래딧 Aug 26. 2020

그래딧 인터뷰 #10

I Was Plasitc의 주명진 대표님을 만나다 

아직도 많은 소비자들은 친환경이라고 하면 뭔가 전통 복식같거나~ 고루하거나~ 밋밋한 칼라들의 제품을 떠올리며 갸우뚱 하시죠? 하지만 이 시대의 친환경은 이렇게 핫할 수도 있답니다. 마치 아이워즈플라스틱(I WAS PLASTIC)처럼 말이죠. 오늘은 IWP와 이물건마켓(구. 투포투마켓)을 이끌고 계신 (주)피오컨텐츠의 주명진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주명진 대표ㅣ투포투ㅣ서울


뭔가 사연이 느껴지는 이름 I WAS PLASTIC을 소개해주세요

플라스틱 리사이클 소재로 제품을 만들겠다는 생각을 하고 ‘어떤 이름을 붙일까?’  궁리해 봤어요. 이런저런 많은 단어들을 떠올려 봤는데, 딱 이거다 싶은게 없어서 고민하던 차에 ‘만약 플라스틱이 물질이 아니고 사람이라면?’  이라고 생각을 바꿔본거예요. 바로 ‘I WAS PLASTIC’ 이 떠올랐습니다 


첫 제품인 ‘뽀글이(에코플리스) 버킷백’을 만들면서, 사용자들이 좀 더 메리트를 느끼면 좋겠다, 하나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가방에는 좀처럼 적용하지 않는 ‘리버시블(Reversible)’을 적용해 봤어요. 어깨끈도 두 가지를 제공해서 다양하게 코디할 수 있도록 개발했습니다

한 때 플라스틱이었다는 정체성의 브랜드 I WAS PLASTIC


제품 생산하시면서 어려웠던 점 또는 뿌듯한 순간이 있다면요?

어려운 점은 원단부터 제작, 포장까지 플라스틱 없이, 또는 친환경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점인 것 같습니다. 친환경 원단은 아직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또 제품에 들어가는 부자재에도 플라스틱은 배제해야 하고, 포장재도 일반 비닐이 아닌 생분해 비닐을 사용하려니, 모든 부분에서 원가가 올라갈 뿐만 아니라 재료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어요


하지만 소비자들이 제품을 좋아해 주시고 많이 구매해 주실 때 뿌듯하죠 ^^ 그리고 더 뿌듯했던 것은 저희 첫 제품 판매 수익금 전액을 ‘월드비전’에 기부한 것입니다. 큰 금액은 아니지만, 막 시작한 회사로서 쉬운 결정은 아니었습니다. 저희 기부금으로 필리핀 아이들의 학교를 보수하는데 쓰였다는 사진을 받았을 때, 보람을 느꼈고,  ‘우리가 잘 되어서 더 많은 사람을 도와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화학적 방법으로 정제 추출하는 리사이클 원사는 일반 원사와 성분이 동일하며 친환경적입니다


이제 자연스럽게 대표님의 사연이 궁금해지는데요. 피오컨텐츠 이전에 어떤 일을 하셨는지, 어떤 계기로 지속가능 패션 문화를 만들고, 제품과 커뮤니티를 만들기 시작하시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광고대행사에서 일을 시작했어요. 그후에 유명 글로벌 아웃도어 브랜드의 마케팅 일을 오랫동안 했습니다. 아웃도어 마케팅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산을 접하게 되었고, 한때 제가 ‘산악인’인줄 알 정도로 산과 캠핑에 빠져 살았습니다 ^^ 환경에 대해서는 산을 다니면서 특별히 더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산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LNT(Leave No Trace)라는 환경보호 캠페인이 있어서 우리가 가져간 것을 산에 남기지 않고,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등 이런 부분들은 계속 실천해 왔습니다


이전에 일했던 브랜드 일로 해외 출장을 많이 다녔는데, 미국, 유럽에서 한국에서는 보지 못하는 리사이클, 비건 제품, 유기농 화장품, 샴푸바, 리필 스토어 등을 많이 보게 되면서 그런 쪽에 눈을 떴고, 그 중에서도 리사이클 소재로 다양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알고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은 건 7~8년 전쯤 된 것 같아요. 제가 근무했던 브랜드의 본사에서 보내온 Sustainability report라는 자료가 있었는데, 이게 뭐지? 하고 보면서 해외 브랜드들은 이런 부분을 신경 쓰는구나를 알게 되었죠. 여전히 ‘지속가능성’이란 단어는 완료형이 될 수 없는 그야말로 ‘지속되는’ 숙제 같습니다. 리사이클 소재로 친환경 컨셉의 제품을 만든다 해도 늘 뭔가 부족함이 남게 마련인 것 같습니다 

IWP 시그니처 리버서블 에코 버킷백


저는, 좋은 철학으로 작은 실천을 시작한 브랜드들이 늘고 있는 것을 보면서,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가치소비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마켓그래딧'을 기획하게 되었어요. 기획 단계에서 '이물건마켓'의 존재를 확인하고, '아이쿠 한 발 늦었구나' 생각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같은 생각의 기로에 있는 사람들끼리 함께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지 않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혹시 대표님 생각은 어떠신가요?

당연히 함께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 가치소비, 지속가능성 부분은 아직 일반 소비자들에게 개념이 생소하고, 또 브랜드들이 늘어나고는 있지만 아직 그렇게 큰 규모들이 아니어서 영향력을 미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영향력을 키우고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합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수납공간이 몇 개인지 세어볼까요? IWP의 오거나이저백



개인적으로 환경 문제에 대해 실천하는 부분이 있다면요? 

텀블러, 손수건, 빨대 안쓰기 등은 이제 기본이고요, 주방에서는 지퍼백, 비닐랩은 없앴습니다. 욕실에선 이미 오래전에 샴푸바, 대나무칫솔, 고체치약 등으로 다 바꾸고 플라스틱 프리 욕실로 바꾸고 있습니다 ^^ 유리병은 워낙 좋아해서 안 버리고 모아두었다가 다양하게 재활용하고, 어쩌다 생긴 플라스틱 용기도 모아두었다가 왠만하면 재사용하려고 하고요. 예전부터 쇼핑백, 박스 등이 들어오면 안 버리고 모아두었어요. 친구들은 그런 저를 보고 ‘쓰레기 수집병’ 있다고 놀렸는데, 그렇게 모아두면 결국 나중에 다시 쓰게 되더라구요 ^^ 



투포투(現 피오컨텐츠)’ 회사를 통해서 그리시는 궁극적인 비전이 궁금합니

투포투’가 원래 ‘투데이 포 투모로우(TODAY FOR TOMORROW)의 줄임말이에요. 내일을 위한 오늘 - 우리가 오늘 행동하는 것들이 모여 내일을 만들기 때문에, 작은 부분이라도 오늘 저희가 실천하는 부분들이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런 노력, 실천을 통해 사회, 세상에 도움이 되는 선한 영향력을 만드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다음 인터뷰에서 만날 수 있는 좋은 브랜드를 소개해주시겠어요?

최근에 알게 된 멋진 브랜드가 있습니다 ‘그레이프 랩’이라는 브랜드인데, 재생종이를 독창적인 방식으로 접어서 휴대용 노트북 거치대, 북 스탠드를 만드는 브랜드입니다. 대표님이 워낙 경력이 대단한 디자이너이시고 감각이 좋으셔서 제품들이 다 너무 멋지고 사고싶어져요. 대표님과 만나서 얘기 나눠보면, 다양한 문제들을 디자인으로 해결하시는 멋진 해결사 이기도 하시고요.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


I WAS PLASTIC 제품들은 마켓그래딧에서도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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