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와 사이언스의 미학 - MD
ChatGPT에게 '논리적 사고(logical thinking)'가 뭐냐고 물어봤더니, 주어진 정보를 기반으로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이라고 합니다. 문제를 해결하거나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논리적 사고는 데이터, 사실, 원인과 결과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일관되고 설득력 있는 결론에 도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해요.
위키백과를 찾아봤더니, 이번엔 논리적 사고를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와 같은 결에서 설명하고 있습니다. 비판적 사고는 다양한 정의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합리적이고, 회의적이며, 편향되지 않은 분석 혹은 사실적 증거에 대한 평가 개념이라고 합니다.
네이버에서 검색되는 두산백과에서는요, 논리적 사고는 이미 확립된 방식에 따라 한 방향으로 깊이 있게 분석하여 결론을 도출한다는 의미에서 수직적 사고(vertical thinking), 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에 알고 있던 다양한 정보로부터 가장 타당한 해결책을 추려내는 사고 방식이라는 의미에서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라고 불린다고 해요.
이를 바탕으로 몇 가지 공통 키워드를 도출해 봤습니다.
→ #객관성 #근거있는추론 #일관성 #문제해결능력 #체계적의사결정
그리고, 논리적 사고 과정을 굳이 쪼개어 보면 아래 Figure와 같이 정리해 볼 수 있겠죠.
위에서 전문가들이 정의한 논리적 사고에 중요한 키워드를 하나 더할 수 있다면, 저는 개인적으로 #의심하라 #의문을가져라를 얹고 싶습니다. MD 역할을 하면서, 역량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모든 현상에 의문을 던지는 버릇이 아니었나 싶어요. '또 의심병 돋았네' 소리를 종종 들었죠.
예를 들어, 생산 리드타임을 관리할 때 저는 모든 부서를 꽤 압박하는 스타일이었습니다. 목표가 세부적으로 명확하지 않으면 관리 대상이 모호해지고, 목표가 타이트하지 않으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없으니까요. 90일 내에 제품 입고가 가능한 스케줄을 잡아야하는데 각 프로세스 일정을 다 반영하니 120일이 나올 때, 30일 단축을 논의하는 긴 회의에 지친 소재 부서에서 원단 제직을 60일에서 30일로 단축하겠다 한다면, '어떻게?'라는 의문을 제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방법이 실현가능성 있는 근거 있는 방법인지 다각도로 검증해 봐야 합니다. 또는, 원가 절감 회의에서 원단 단가를 1,000원 낮추겠다는 구매 부서의 의견을 들었을 때도, 그 의지가 단순한 슬로건에 그치는 것이 아닌지 확인 과정이 필요하고, 단가 절감이 품질 저하를 야기하지 않는지도 분명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의심하고 질문하는 버릇은 나 자신에게는 매우 피곤한 일이지만, 회사 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많은 실수를 줄여주기 때문에 아주 귀한 직원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어요.
그 외에도 내가 보고 있는 데이터가 정확한 데이터인지 등의 아주 기초적인 현상에 대해서도 늘 의문을 갖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만약 당연히 맞다고 생각한 데이터에 오류가 있다면, 위 Figure에서 설명한 그 다음 모든 단계의 프로세스를 뒤업어야할 수 있으니까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KPI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 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하는데요. 마치 수학을 잘하는 학생이 정답에 안주하지 않고, 내 풀이법과 해설지의 풀이법, 선생님의 풀이법을 비교 분석해 다양한 방법을 알아가는 습관을 갖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이죠.
이제 엑셀 업무도 AI가 해준다고는 하지만, 일을 잘 시키기 위해서는 여전히 기본적인 엑셀 사용법을 알고 있어야할거예요. 저는 EXCEL 찬양가인데요. 엑셀에는 우리가 주로 사용하는 공식, 함수 기능 외에도 훨씬 방대한 기능이 숨어있답니다. 하지만 오늘은 MD들이 주로 사용하는 아주 기본만 몇 개 소개할게요.
사칙연산과 sum, average 등 기초 수학 공식은 너무 당연
if, sumif 등 다양한 조건부 공식
vlookup, hlookup 등 필요한 부분만 불러오는 공식 (행/열을 사용하는 습관 때문인지 hlookup 보다는 vlookup을 훨씬 많이 쓰긴해요)
count, counta, countif 등 조건부 셈 공식
문자/숫자/날짜 등 형식 설정을 위한 다양한 서식(형식) 사용법
여러가지 붙여넣기 옵션 사용법
차트(그래프) 그리기 기능
sumproduct 공식
데이터 정렬하기와 중복 데이터 정리하는 기능
피벗테이블도 알아두면 좋고
기타 등등 매우 매우 많음
기회가 되면, 제가 사용하는 엑셀 장표를 이용해 워크샵을 열어도 좋을 것 같아요. 모든 소프트웨어가 그렇듯 엑셀은 직접 해보고 익히는게 가장 좋은 답이거든요. 오늘은 이해가 꼭 필요한 함수인 sumproduct에 대해서만 조금 더 얘기하고 가겠습니다.
초/중학교때 많이 접해본 수학의 논리 문제 중에 합과 평균 구하는 문제가 있어요. 어느 반에 여학생 22명, 남학생 18명이 있는데, 여학생 성적의 평균은 80점이고, 남학생 성적의 평균은 70점이라면 반전체의 평균은 얼마인지를 묻는 문제가 있죠. (MBA가려면 GMAT 시험 봐야하는데, GMAT 매쓰에서 늘 등장하는 문제 유형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선택지에는 80점과 70점의 단순평균인 75점이 분명히 있을거에요. 하지만 이렇게 풀면 틀리는거 아시죠? 반전체의 평균 정답은 (22명*80점 + 18명*70점) / (22명+18명) 식으로 계산해 76점 나오네요.
MD의 주요 업무 중에 카테고리 매니지먼트가 있기 때문에, MD의 엑셀 장표에는 여러가지 카테고리/아이템이 늘 분류되어 있을 거예요. 각 카테고리별/아이템별 합과 평균을 내는 작업을 위해서는 위에서 예로 든 평균 계산법에 대한 이해가 기본인데요. 이 때 필요한 것이 sumproduct 입니다.
예를 들어, 아래 Figure2에서 처럼, 아우터 카테고리의 평균 가격대를 계산하려면, '(58,000*500 + 78,000*400 + ... + 68,000*100)/수량합계'로 식을 넣어도 되지만, 하나하나 입력하는건 노동집약일 뿐 아니라 실수를 유발하기 쉽습니다. 대신 아래 fx 함수란에서처럼 sumproduct를 이용해서 범위만 설정해 주면, 알아서 이 계산을 해준답니다. 너무나 많이 쓰는 함수인데, 놀랍게도 가끔 하나하나 입력하는 친구들이 있어서 살짝 소개해 보았습니다.
그런데, 엑셀은 단순히 공식을 많이 알아서 적용만 하는데서 끝나지 않아요. 엑셀이야 말로 논리적 사고력을 요하는 도구이죠. 일단, 복잡하고 다양한 수치와 일정을 가장 명확하게 가시화시키는 설계 능력이 요구됩니다. 작업자 외의 인물이 장표를 보았을 때, 별도의 설명 없이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만드는 것이 가장 바람직 합니다. 그래야, 부분적인 오류가 발생했을 때 발견해 내기도 쉽답니다.
꼼꼼하지 못한 엑셀 설계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중 하나는 행 또는 열을 추가하면서 합계 부분의 공식을 확인하지 않는 거예요. 예를 들어, Figure2에서 아우터8과 합계 행 사이에 행을 하나 추가해서 아우터9(수량 600)의 정보를 넣었다고 해요. 이 때, 합계는 3,000이 되야하는데, 별도의 수정을 하지 않는다면 아마 여전히 2,400 피스로 남아있을 것입니다. 보통의 MD가 사용하는 엑셀 장표는 Figure2의 사례보다 훨씬 복잡하여, 아우터 카테고리 하나의 합계 실수는 전체 수량의 오류로 연결되고, 이것은 전체 재고액 오류로 연결되어, 의사결정자로 하여금 재고 소진 대신 추가 생산을 결정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추후 큰 손실을 만들게 되겠죠.
그래서, 엑셀을 다루는 사람은 F2키를 습관적으로 사용하면서, 함수가 지정한 셀의 범위를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세로열의 합계와 가로열의 합계를 비교할 수 있게 설계하여, 그 차이가 발생할 때 마다 원인을 찾아보는 방법을 쓰기도 해요. 똑똑한 MD일수록, 내 스스로의 실수를 막는 장치를 곳곳에 설계해 둔답니다.
마지막으로, MD는 숫자감이 매우 좋아야해요. 엑셀이 보여주는 결과값만 보면서도, '이상한데? 카테고리별 원가율이 다 올라갔는데, 왜 전체 원가율이 떨어지지?' 같은 의문을 가질 수 있어야 해요. (그런데, 이건 매우 심화 수학이긴 하지만, 카테고리별 원가율이 다 올라가도 전체 원가율이 떨어지는 상황이 생길 수는 있습니다. 아~ 설명해주고 싶어라~)
다음 주에는 못다한 이야기 뭐가 있을지 정리해보는 시간 갖기로 해요. 너무 많아서 정리하기 더 힘들 수도 있겠지만요. 그 이후엔 와우띵마켓 사례를 통해 친환경 제품의 MD 기획에 대해서 얘기해 볼게요.
To be continew with 못다한 이야기
※ 이 글은 발행 이후에도 계속해서 업데이트 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