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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엔지니어 Jun 01. 2024

MD에게 필요한 역량

아트와 사이언스의 미학 - MD

이 시점에서 새삼스럽게 리마인드하자면, 이 시리즈의 부제가 '아트와 사이언스의 미학 - MD'라는 겁니다. 제가 다소 Science에 초점을 맞춰 글을 전개해오긴 했지만, MD(Merchandiser)의 역할은 창의적인 감각과 분석적인 능력을 모두 요구하기 때문이죠. 이 두 가지 요소가 적절히 조화를 이룰 때, MD는 성공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습니다.

Art(예술적) 요소의 예

트렌드 예측 : 패션, 뷰티, 가전 등 각 분야에서 변화하는 트렌드를 감지하고, 소비자의 선호도를 예측하는 능력

제품 선정 : 고객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제품을 선정하고, 매력적인 상품 구성을 기획하는 감각

브랜드 이미지 : 브랜드와 제품의 비주얼과 스토리텔링을 통해 고객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능력

마케팅 전략 : 감성적인 광고와 프로모션을 기획하여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방법

Science(과학적) 요소의 예

데이터 분석 : 판매 데이터, 시장 조사, 고객 피드백 등을 분석하여 제품의 성과를 예측하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능력

재고 관리 : 최적의 재고 수준을 유지하여 비용을 절감하고, 재고 회전을 높이는 기술

수요 예측 :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방법으로 수요를 예측하여 공급망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능력

성과 측정 : KPI(Key Performance Indicator)를 설정하고, 성과를 측정하여 전략을 조정하는 능력

Chapter1. 그런데, 미안하지만 Art도 그냥 감은 아니예요

과거에는 MD, 특히 바이어를 마치 感에 더 의존하여 일하는 사람으로 인식하기도 했습니다. 데이터로 설명할 수 없는 촉(gut feeling)으로 트렌드를 잘 읽고 예측하는 사람의 능력을 더 가치있게 인정해 주기도 했었죠. 그런데, 저는 마치 미지의 영역처럼 오인되는 感 또는 six sense 조차도 나에게 축적된 데이터를 빠른 시간에 분석해내는 능력이라 생각해 왔습니다. 말콤 글래드웰의 <블링크: 찰나의 순간, 결정의 힘>를 읽으며, 이런 저의 생각에 더욱 확신을 가질 수 있었는데요.

<블링크>에서 이야기하는 'Thin-Slicing(잘게 쪼개기)'의 개념처럼, 소위 감이 좋은 사람들은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순발력있게 (무의식적으로) 쪼개고 분석하여 신속한 결정을 내리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잘게 쪼개고 분석하는 능력이 탁월할 수록 타인에게는 '감이 좋은 사람'으로 비췰 수 있는 거죠.

하지만, 이런 직관적인 판단력이 일관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Thin-Slicing 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분석과 리뷰가 필요합니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경험의 통계치를 기억하기 보다는 가장 인상적인 경험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결국 나의 노하우를 데이터로 정리해서 기록하는 습관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 데이터 마이닝 기술이 발달하고 있는 4차 산업 시대가 되면서, MD의 Art 역량 의존도 자체가 점점 축소되고 Science의 기능이 훨씬 더 부각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시 말하면, 과거 Art라고 생각했던 영역 조차도 데이터화 시켜나가는 기술이 많이 발달했다는 뜻인데요. 예를 들어, 과거에는 데이터로 표현하기 힘들었던 패션 디자인 트렌드 조차도 이제 상당 부분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여전히 Art가 필요한 부분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발휘될 수 있는 역량이라고 생각해요. 아래 Figure에서 예로 든 것처럼, 부서간 이해 관계를 조율하는 소통 능력, 문제해결 능력, 협상 능력, 창의적 아이디어 같은 것이 MD 역할까지 침범해 오는 AI가 하기 힘든 사람 냄새나는 Art 요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