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게으를까

제52화

by 그래도

1. 해야 할걸 알면서도, 괜히 화면만 올렸다 내린다.

메시지는 읽고도 답하지 않는다. 시계만 흘끗 본다.

손끝은 허공을 헛돈다.

몸은 멀쩡한데, 마음이 멈춰 있다.


2. 못할까 봐 겁나서 미루지만, 속으론 하기 싫어 버틴다.

“알았어” 하고는 휴대폰을 집어 든다.

하기 싫다는 말은 삼키고, 시간만 길게 끌어당긴다.


3. 사실은 조용한 투정이다.

말은 삼키고, 시간을 붙잡아 화를 낸다.

삼킨 분노가 시곗바늘에 매달려 흘러간다.


게으름은 단순한 나태가 아니다.
‘무력감’과 ‘수동공격성(말하지 못한 분노가 행동으로 비틀려 나오는 마음)’이 겹치며, 두려움과 분노가 시곗바늘을 타고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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