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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기사님, 빨래

1일

by 그래도


버스 기사님



버스 카드 잔액이 부족했다.

기사님이 그냥 태워주셨다.

감사하다고 말했는데 기사님은 이미 앞을 보고 있었다.

사람의 친절은 보통 눈에 띄지 않게 지나간다.

가끔 나도 그런 얼굴이었면 좋겠다.

아무렇지 않게 착한 얼굴.




빨래



빨래를 돌렸는데, 널어야 한다는 게 나중에 생각났다.

돌릴 때는 괜히 뿌듯하고, 널 때는 그냥 귀찮다.

살다 보면 그런 일이 많다.

세탁기 타이머만 바라보고 있었다.

벌써 그다음이 귀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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