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휴지심

15일

by 그래도




비가 올 줄 몰랐다.

집을 나올 때 하늘이 멀쩡했으니까.

근데 점심쯤에 비가 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냥 뛰어갈까 했다.

그렇게까지 급한 인생도 아니라서 천천히 걸었다.

맞으면 맞는 거지, 뭐.

어차피 옷은 마르니까.

신발은 잘 모르겠다.

오늘은 조금 냄새날 것 같다.




휴지심



화장실 휴지가 다 쓰였다.

휴지심이 굴러갔다.

따라가서 주웠다.

왜 굴러갔는지는 모르겠다.

휴지도 자기 갈 길이 있나 보다.

나는 다시 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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