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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래도 Jan 20. 2024

⌜나를 견디는 시간⌟

이윤주


“저이에게 OO가 없었다면 저이는 저이로서 존재할 수 있을까. 저이에게 훤한 얼굴이 없었다면, 저이에게 출신 학교가 없었다면, 저이에게 든든한 부모가 없었다면, 저이에게 장성한 자식이 없었다면, 저이에게 번듯한 직장이 없었다면. 주목받을 외모가 없고 으스댈 학벌이 없고 기댈 언덕이 없고 내세울 자식이 없고 내밀 명함 하나가 없어도”     




‘있는 그대로 사랑받고 싶어요.’라는 얘기를 자주 듣는데 번듯한 무언가를 채우고, 갖추어야만 하는 관계들이 많았다는 의미 같고 참 피곤했겠다 싶다.

번듯한 그 ‘무엇’이 ‘나’가 아닌데 불구하고 동일시하며 참 애쓰는 것 같다. 그 ‘무엇’이 없다는 건 사랑을 못 받게 된다는 뜻일 테니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을 채웠는데 내가 원하는 인정이나 사랑을 받지 못하면? 받는다 한들 또 다른 무언가가 부족해 보이면 그때는?

오히려 ‘있는 그대로’ 사랑받아본 경험이 있어야 자존감이 강화될 텐데, 그 ‘무엇’을 채우기 위해 열심히 사는 만큼 ‘있는 그대로’ 사랑받을 수 있는 기회는 멀어지는 것 같다. 성형을 많이 하신 분들을 보면 그런 면에서 안타깝다. ‘있는 그대로’ 사랑받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신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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