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에 대하여 II

자녀

by 그래도


자녀



1. 자녀를 생각할 때 부모의 마음은 쉽게 편해지지 않습니다.

잘 지내고 있는지,

문제는 없는지,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괜찮은지,

확인할 일이 없어도 한 번쯤 떠올리게 됩니다.


2. 자녀가 성장할수록 돌봐야 할 일은 줄어들지만, 신경 쓰이는 일은 줄어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부모는 자녀에게 묻습니다.

괜찮은지, 어떻게 지내는지, 앞으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도와주려는 마음이지만, 그 질문에는 부모 자신의 마음도 함께 담겨 있습니다.


3. 자녀가 괜찮게 지내고 있다는 말은, 부모가 잘 살아왔다는 확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자녀는 부모에게 단순한 가족이라기보다, 자신의 삶이 이어지고 있다는 감각을 건드리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자녀의 상태는 자녀의 일이면서도, 동시에 부모 자신에 대한 평가처럼 다가오기도 합니다.


4. 괜찮다는 말은 안심이 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는 자신을 돌아보게 합니다.

자녀의 일인데도, 부모 자신의 삶이 흔들리는 순간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부모의 말은 조언의 형태로 나오지만, 그 안에는 부모 자신의 불안이 함께 담깁니다.

조금 더 생각해 보라고 하고,

가능하면 안전한 쪽을 선택하라고 말하며,

문제가 생기지 않을 방향으로 마음이 기웁니다.


5. 자녀를 통제하려는 마음이라기보다, 잘못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마음에 더 가깝습니다.

자녀가 독립하고, 부모와 거리를 두고 살아가게 되어도 그 마음은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연락이 자주 없어도,

자세한 이야기를 듣지 못해도,

부모는 어느 순간, 지금은 괜찮은지 혼자서 잘 버티고 있는지를 먼저 떠올립니다.

자녀는 멀어져도, 부모의 마음 안에서는 여전히 현재로 남아 있습니다.


6. 부모가 된다는 것은 자녀를 붙잡고 있는 상태라기보다, 자신의 삶 한 부분이 그 사람의 상태에 따라 함께 흔들리는 상태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자녀가 잘 지내고 있다는 소식은 안도감이 되고,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는 부모 자신의 일처럼 크게 느껴집니다.

가족은 그렇게 사랑만으로 설명되지 않고, 서로의 삶을 비추는 존재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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