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역설

어울리지 않는 옷

by 그리고
혼자일때 보다 함께일때 외롭다면


무엇이 되고 싶은지는 알 수 없지만, 누군가의 무엇이라도 되고 싶은 날이 있다. 그런 기분을 외로움이라 정의한다.


친구를 많이 두는 편이 아니지만, 친구 하나 없는 낯선 도시에서 종종 외로웠다.


주변의 추천으로 어울리지 않는 모임에 간 적이 있다.

평소와 다른 차림을 하고 다른 표정과 말투로 몇 시간을 보냈다. 그들과 한 공간에 있음에도 홀로 다른 차원에 존재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풍요 속의 빈곤이랄까?

함께였지만 혼자일 때보다 더 외로웠다.


그 뒤 외로울 때면 타인보단 나에게 집중했다.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나에게 소홀하지 않았나 고민했다. 요리를 해서 가장 맛있는 부분을 나에게 주고 내가 나에게 꽃을 선물하기도 했다.


그렇게 나를 채우다 보면, 채워진 것들이 흘러넘쳐 주변에게 전해졌다. 따뜻한 요리가 나눠지기도 했고

아무 날도 아닌데 꽃을 내미는 사람이 되기도 했다.


외로움이 사라지는 순간은 누군가에게 관심받는 순간이 아니라 채워진 나를 베푸는 순간이었다.


적어도 외롭지 않으려고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거나 가면을 쓰진 않았으면 좋겠다.

외로움의 특효약은 다름 아닌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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