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한번 봐줄래요?

by 그리고

한국에서 꿈같은 연말을 보냈다.
싱가포르로 돌아가야 하는 아쉬움에 잠 못 이루는 새벽.

애써 잠들어야 한다는 강박은 정신을 더욱 또렷하게 만들었다.
뒤척임에 지쳐서 일어나 앉았다가, 커튼 너머 우연히 내리는 눈과 마주했다.

일찍 잠이 들어 버렸더라면,
창가를 들여다보지 않았다면,
새벽을 스치는 귀한 선물이 내게 와주었을까?

일상의 소소한 행복들은 어쩌면 늘 우리 곁을 스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것들을 마주하기 위해서는 창을 들여다보는 것과 같이 작은 행동이면 충분할 텐데...

어쩌면 모르고 지나갔을 소복소복 쌓이는
흰 눈에 마음을 녹인다.

더 이상 애써 잠을 청하지 않았다.
깨어있기에 충분히 아름다운 시간이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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