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신블루 Feb 12. 2024

내 세상을 내 취향으로

오늘부터 발송 시작할 줄 알았는데 연휴라서 그런지 아직 메일이 오지 않았다. 어차피 왔어도 미적거리느라 당장 시작하지 않았을거기 때문에 오늘까지만 열심히 놀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셋째주부터 순차적으로 발송 시작한다고 하셔서 이르면 내일 늦어도 금요일 전까지는 받겠구나, 하고 있다.


이제는 중간에 포기하고 싶어도 후회하는 마음이 들어도 밀고 나가야만 한다. 더이상 이것저것 재면서 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나도 이 이상으로 새로운 것을 찾을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 요즘은 지인의 자식들이 뭐하는지 굳이 물어보지 않지만 가족들은 아니기 때문에 몇년만에 엄마와 만난 외할머니가 나에게는 대놓고 물어보지 못하는 질문을 엄마에게 계속 하는 걸 어쩌다보니 몇 번이나 듣게 되었다.


하고 있지도 않은 공부를, 시험준비를, 이것도 저것도 하고 있다는 말들을 내뱉게 하고 싶지도 않고, 나도 마음 편하게 독립하고 싶기 때문에 이제는 그만 해야할 때가 왔구나 싶다. 그만 해야할 만큼 뭔가를 하지도 않았지만 찾아본다고 해서 나에게 딱 맞거나 흥미를 갖거나 너무 재밌다고 느끼거나 등등의 직업은 찾을 수 없겠다는 것도 이제는 인정하게 된 것 같다.


그렇다고 포기했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다. 현실에 타협하고, 엄청 좋아하진 않지만 적당히 흥미를 갖고 있는 것에서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추가 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타협으로 선택한 이 일이 어쩌면 내가 그나마 잘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 중이다.


학창시절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왔거나 새롭게 시작한 취미생활 그리고 앞으로 시도해보고 싶은 취미생활을 모두 취미로만 남기지 않고 직업으로 연결 시킬 수 있는 중심점이 될거라고 생각하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도 잠깐 지루해지는 시기는 올지언정 질리는 일은 없을 것 같다는 막연한 확신이 생겼다.


사람들이 사랑하는 많은 것들 중에는 시대가 변하고 세대가 교체되어도 여전히 사랑 받는 것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는데, 내가 좋아해왔던 취미생활이 그 중 하나라는 걸 지금 이 나이에서야 알게 되었다. 명작, 명곡은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마음 속에 남아있다는 걸 유독 느끼고 있는 시기인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이 일을 시작하고 나만의 취미생활로 간직하던 것들을 일과 결합하여 계속 하게 된다면 내가 일을 그만두는 시기가 올 때는 지금보다 더 사랑받는 것을 일로 하고 있을거라는 생각을 혼자 해본다.


조금 생각이 정리되지 않아서 떠오르는 것을 줄줄 풀어놓기만 하는 것 같은데, 공부를 시작하고 제대로 일을 시작하게 될 때쯤이면 풀어놓던 생각이 정리되고 정립되어있을 것 같다. 어쩌면 한 가지를 공부하는 것보다 더 어렵고 고달플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좋아하고, 하고싶은 것들 마다 각각의 매력이 있고, 나는 그 매력을 최대치로 뽑아서 작품으로 만들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가리는 것 없이 많이 보고, 배우고, 경험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다.


벌기 위해서는 투자하는 것을 아까워하지 말라는 말을 본 적이 있다. 지금까지의 나는 말 그대로 헛돈을 쓴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이 세상에 쓸데없는 경험이 있을까? 모든 경험은 언젠가 나에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과거에 배웠던 경험과 앞으로 알아갈 모든 새로운 경험이 나에게 더 넓은 세상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아직도 나는 취향이 없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는 나만의 고유한 취향을 만들기 위해 가리지 말고! 사소한 것까지 내 몸과 머리와 마음 속에 꾹꾹 담으려고 한다. 그렇게 쌓인 재료들을 잘 조합해서 만든 것만 봐도 내가 떠오를 수 있도록 내 세상을 내 취향으로 채워가야지.

이전 13화 다가온 시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