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리 Feb 28. 2024

내 취향의 녹차라떼

어제 주민센터에서 나오는데 맞은편에 지나칠 때 마다 가봐야지, 했던 카페가 눈에 보였다. 그 카페를 가보려고 해도 굳이 2분의 신호를 기다려서 음료 한잔을 사오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기 때문에 미루고 미뤘던 곳이었는데, 어제는 유독 눈에 들어왔다.


어떻게 보면 타이밍이 맞지 않았을 수도 있다. 올리브영에서 짧게 아르바이트를 했을 당시에도 쉬는시간에 가볼까 하면 마감이 이른건지 항상 영업이 끝나있었기 때문이다. 가끔 기분전환을 위해 카공을 하려고 해도 매장이 작아보여서 가려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갈 일이 없어지고 있었다.


이번주는 오랜만에 볼일 때문에 계속 외출을 했었고, 마침 주민센터 입구에서 정면으로 카페가 보였고, 어제는 신호를 기다리는 것도 귀찮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게 저런게 모여서 드디어 음료를 먹게 되었다. 그리고 그렇게 먹은 내 최애 음료 녹차라떼는 정말 맛있었다.


흔하게 카페에서 볼 수 있는 녹차라떼 비주얼보다 더 정성스러웠고, 우유도 부드러웠으며, 녹차도 진하게 느껴지는 녹차라떼를 얼마만에 마셔보는건지 이제라도 먹어보게 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녹차라떼가 먹고 싶을 때마다 일부러 들리는 장소가 되겠지.


생각해보면 항상 그랬다.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보고, 지도를 보면서 빠른 길을 찾아봐도 모두 내 마음에 든 적이 없었고, 헤매이다가 도착했을 때보다 느린 적도 있었다. 돌아다니다가 그냥 들어간 곳이 만족스러웠고, 점심시간마다 손님이 바글바글 하길래 갔던 곳은 그럭저럭이었다.


모든 게 계획대로만 되지 않고, 기회는 생각지도 못할 때 찾아오며, 노력했을 때보다 마음을 내려놓았을 때 결과가 더 좋은 적도 많았다. 다수가 좋다고 말하는 쪽이 나에게 좋지 않을 때가 늘어날 때마다 소수로 살면 고달프기만 할텐데 라는 생각도 스쳐지나간 적이 있었지만 큰 문제라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나는 애초에 다수를 편하게 느끼지도 않으며, 다수를 만족 시키고 싶지도 않고, 다수에서 만족한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인간관계도 취향도 취미도 언제나 나는 소수를 지향해 왔으며 이런 나여서 방황하면서도 흔들릴지언정 꺾이지는 않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전 14화 생활패턴을 바꿔봅시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