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리 Mar 06. 2024

점점 떠오르고 있어

몇 주 전까지만해도 잠깐 집 근처의 카페에 가는 것 조차 귀찮아서 가지 않은 적이 많았다. 아니, 많았다고 하기 보다는 매일 그래왔다고 하는 것이 더 맞는 말이다. 하지만 요 근래에는 5분 거리에 마음에 드는 카페를 찾아서 그런건지 가끔 음료가 마시고 싶을 때마다 종종 사러 가고 있다. 그래봐야 이제 3번 정도 됐지만. 불과 한달도 되기 전의 모습을 생각해 보면 무기력에 조금씩 벗어나고 있는 것 같아서 스스로도 마음을 편하게 하려고 한다.


평소에는 귀찮아서 하지 않는 쿠폰에 도장 찍기도 하려고 받아 와서 오늘로 2개가 찍혔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무료로 받겠다는 마음보다는 내가 좋아하는 음료 한 잔을 마시기 위해 귀찮음을 뒤로 보내고 밖으로 나가는 행동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 이렇게 조금씩 움직이고 행동하다 보면 강제로 끌고 가려는 의지보다 스스로 원해서, 필요하기 때문에 의지를 다잡게 되겠지.


하나에 꽂히면 밤을 새워서라도 한 번에 끝내려고 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러다가 올해도 망하면 어떡하지 같은 걱정은 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무기력에 빠지는 나를 모르는 척 하지 않는 것에 더 노력을 기울이는 중이다. 저게 뭐하는 거야? 하는 사소한 것일지라도 하고 싶은 것이 떠오르면 일단 그것부터 하는 노력 말이다. 보고 싶은 애니메이션, 읽고 싶은 소설, 듣고 싶은 강의나 노래 같은 것들,,


날씨에 영향을 받는 타입은 아니지만 오랜만에 음료가 마시고 싶어서 나간 오늘, 내리던 비가 그쳤고 하늘은 흐렸지만 바람은 선선했으며 그저 3월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간만에 ‘이제 슬슬 해볼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물론, 미적거리느라 또 시간을 흘려보냈지만 왠지 내일은 보다가 멈추고 말았던 강의를 한 번에 다 들을지도 모르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아니면, 몇 개월 만에 만나는 친구들과의 약속이 다가오고 있어서 그런 걸지도. 아무리 혼자가 좋아도 만나면 기분 좋은 사람은 있기 마련이니까.

이전 15화 내 취향의 녹차라떼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