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리리 Mar 27. 2024

누가 나 좀 깨워줘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만들기 위해 가장 급한 건 누워도 잠에 들지 못하는 나의 몸이었다. 분명 피곤한데, 눈이 아픈데, 잠은 오지 않는 이 상황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걸까, 이게 바로 흔히 말하는 불면증이란 걸까.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며칠 동안 고민해봤다.

어제도 잠이 오지 않아서 결국 해를 보고야 말았다. 평소라면 그 타이밍에 슬슬 눈이 감겨 잠에 들면 14시에 자동으로 눈이 떠진다. 그렇게 되면 나는 또 생활 패턴이 망가지고, 일어났더니 하루의 반이 지나간 사람이 되어있겠지.

이렇게는 안 되겠다 싶어서 눈을 감지 않았다. 일어나서 화장실로 직행했고, 아침을 챙겨먹었다. 이대로 책상 앞에 앉아버린다면 아무리 커피를 뽑아 옆에 두고 마셔도 내 뒤에 있는 침대가 없어지지 않는 이상 버티는 건 최대 3시간이라는 생각이 나를 점령했다.

바로 가방에 노트북과 충전기를 넣고 집 밖으로 나섰다. 잠을 자지 못한 영향이 걷는 내내 나를 강타했다. 걷는 게 이렇게 힘들려면 8000보는 걸어야 하는데 집을 나오자마자 이 상태라니.. 카페에 간다고 버틸 수나 있을까 걱정이 됐지만 침대가 없는 곳이라면 몇시간이고 잠에 들진 않겠지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걸었다.

전 날부터 비가 내렸는데 집을 벗어나라는 하늘의 계시인지 오전에는 비가 그쳐서 날씨 핑계조차 댈 수 없었기 때문에 더 나가기 좋은 날이었다. 그렇게 카페에서 시작한 공부는 몇 주동안 미뤘던 강의의 절반을 보는 결과를 내주었다.

집에 와서도 이미 잠에서 깨버렸기 때문인지 침대를 봐도 눕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밤에 눕자마자 잘 수 있겠구나, 좋아했더니 이게 웬걸.. 나는 또 새벽이 되도록 잠에 들지 못했고 오늘도 14시에 기상했다. 누가 제발 저 좀 깨워주세요.

이렇게는 안 될 것 같아서 내일부터는 엄마의 도움을 받으려고 한다. 출근할 때 나 깨우고 나가줘... plz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면서 건강도 함께 챙기지 않으면 분명 중간에 나가떨어질 거란 예감이 스쳐지나갔다. 이건 괜한 걱정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결과값이고, 공부하는 틈틈히 챙기는 스트레칭과 꾸준한 공부만큼 운동을 병행하지 않으면 병 든 닭이나.. 시체처럼 살아가며 끝내주는 공부를 하더라도 제대로 된 결과를 보장할 수 없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올해 계획한 것들을 실천하고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나를 튼튼하게 지탱해줄 수 있는 건강한 몸과 마음, 인내와 끈기가 필수적으로 있어야 한다는 것을 지난 시간동안 절실히 깨달았다. 하루 15시간 동안 공부만 하면서 투자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사람도 당연히 있겠지만 일단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

정해진 시간에 딴짓 하지 않고 빡!!! 집중해서 중요한 것은 다 끝내 놓고 나머지 시간에 내면적으로 나를 채워줄 시간이 꼭 필요한 그런.. 까다로운(^^) 사람이기 때문에 더더욱 건강을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었다. 몸건강과 마음건강 모두 챙겨야 하지만 마음 건강은 좋아하는 노래, 하고 싶은 취미 생활, 가끔 하는 카공 등으로 만족하기 때문에 내가 놓아 버린 몸 건강 챙기기가 당장 시작되어야 했다.

그래서 쉽게 시작할 수 있고, 앞으로도 오래 할 수 있는 것으로 선택했다. 일단 의자에 오래 앉아 있어야 하는 직업을 선택한 만큼 스트레칭은 무조건 필수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하고, 공부 중간중간 마다 목, 어깨, 팔을 해주고 있다. 확실히 생각날 때마다 해주니까 삐걱거리는 게 줄어든 것 같긴 한데...

그리고 저녁에는 스쿼트를 하고 있다. 예전에 하루 100개씩 했을 때 일주일만 해도 엉덩이 볼륨업이 ㅎㅎ 된 게 눈으로도 보였었기 때문에 옷 핏을 위해서도 선택하긴 했지만 하체 운동에는 스쿼트나 런지가 가장 간단하면서 효과적인 운동이라고 생각해서 선택하게 됐다. 오늘로 벌써 6일째! 처음부터 100개가 아니라 30개부터 조금씩 늘려가서 현재 45개까지 왔다.

그리고 아침에 눈이 떠진다면 러닝을 하고 싶은데...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아파트 헬스장에서 머신으로 20분~30분 달릴 거지만 기상이 일정해지면 밖에 나가서 뛰고 싶은 마음이다. 이제 날씨도 따뜻해지면서 뛰기 딱 좋은 시기인데.. 일단 가장 시급한 기상과 취침부터 어떻게 해보겠습니다. 하하

그리고 일상에 관한 글은 이제 블로그에만 올릴까 고민 중이다.. 공부 진도를 더 나가서 실습을 하고 있을 4월이 돼야 뭐가 좀 보이겠지만 브런치에는 하는 공부와 일에 대한 인사이트를 담은 글을 올리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작년보다 더 감정적으로 힘들어지면서 블로그를 아예 놔버렸더니 다시 살릴 필요성을 느끼기도 했다. 하나씩 다시 올리면서 이번 달까지만 고민해야지.

keyword

Brunch Book

어느 날의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