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가 생각해도 모순적인 면이 많은 사람이다. 이런 면은 특히 취향에 대해 말할 때 더욱 두드러지는 편이다. 예를 들자면, 나는 흔히 말하는 집순이이다. 약속이 잡히는 걸 정말 좋아하지 않고, 한 번 나갈 일이 생기면 최대한 한꺼번에 몰아서 보고 온다. 하지만 막상 약속에 나가면 정말 재밌게 논다. 말 그대로 진짜 "재밌게".
그렇다고 밖에 나가는 걸 아예 싫어하느냐? 한다면 아니다. 나는 걷는 걸 좋아하는데 대중교통으로 20~30분 정도 걸리는 거리라면 넉넉하게 시간 계산을 해서 걸어가기도 한다. 한 시간까지는 걸어서 충분히 갈 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산책이나 걷는 건 혼자 있어서 괜찮은 것 같기도…)
운동을 할 때도 정적인 걸 좋아한다. 예전에 했던 건 플라잉요가였고, 지금도 시간만 된다면 또 하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들어 하면서 다녔었다. 사실 플라잉 요가는 음악은 정적인데 하는 과정은 능지처참 쪽이긴 하다^^.
그렇다고 이런 분위기의 운동만 하고 싶다기 보다는 언제부터인가 수영을 좋아하게 됐는데 다음 달부터 배울 생각에 요즘 그나마 나를 설레게 하는 것 중 하나이다. 그렇게 수영에 관심을 갖고 난 뒤 부터는 물에서 하는 액티비티에 관심을 계속 가는데 프리다이빙, 스킨스쿠버, 서핑 등 배우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졌다.
꾸준히 하다가 자격증도 따고 싶고, 더 나아가서 관련 제품 판매 사업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까지 연결이 되어 버렸다. 물론 사업을 하게 된다면 최소 3년은 지나서일테지만, 해외에 나가서 살거나 혹은 여행을 많이 다니겠다는 마음이 충돌할 때마다 물과 관련된 운동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나라로만 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
몇몇개가 더 있긴 하지만 이 정도로만 봐도 뭐, 크게 이상하진 않은데? 할지도 모르겠다. 쓰면서 천천히 읽어보니까 반대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세세하게 뜯어보면 다른 사람과 엮일 일이 딱히 없고, 아예 정적이진 않지만 주변의 소리를 백색소음으로 넘겨버리고 혼자 하는 것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공통점인 것 같다.
파란색을 좋아하기 시작한 시점이 언제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좋아한 그때부터 물과 관련된 활동을 더 좋아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어떤 사람을 좋아하면 그 사람이 좋아하는 건 다 좋아보이는 것처럼 파란색으로 이루어진 모든 것이 좋아진 것 같다. 바다, 하늘 이런 것들…?
*
이렇게 보니 집순이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니라고 하기엔 한 달 가까이 안 나간 적도 있어서(엄마가 끌고 나갔지만ㅎ) 맞는 것 같기도 하고. 그냥 집순이라고 무기력한 게 아니라 밖에 나가서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 집에서 혼자 휴식을 취하는 걸 더 사랑한다는 것 뿐.
중요한 포인트는 혼자라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