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나를 지우는 순간
처음엔 그 사람을 만나 나도 몰랐던 나를 발견하게 됐다.
함께 웃고, 함께 설레고,
마치 나라는 사람이 더 확장되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나는 자꾸만 줄어들고 있었다.
나의 취향은 사라지고,
나의 말투도 변하고,
내 감정은 ‘그 사람의 기분’에 따라 흘러갔다.
도대체 언제부터 내가 사라지기 시작한 걸까?
사랑이 ‘나’를 지우는 순간
사랑은 때로 나보다 ‘우리’를 더 소중히 여기게 만든다.
그건 아름다운 헌신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헌신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새 나는 관계 속에서 ‘기능하는 사람’이 되고,
감정 없는 존재가 된다.
그 사람을 사랑하는 나는 남았지만,
나 자신을 사랑하는 나는 사라진다.
‘자기 상실(Self-loss)’이라는 심리 상태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자기 상실’이라 부른다.
타인의 요구, 기대, 감정에 반응하는 데에 익숙해지다 보면 자신의 감정, 욕구, 경계를 잃어버리게 된다.
‘내가 이걸 원한 건가?’
‘그 사람이 좋아하니까 나도 좋아해야 할 것 같아.’
‘이걸 싫다고 말하면 관계가 깨질까봐…’
이런 생각들이 쌓이면서
나는 점점 내 중심에서 멀어지고,
결국 그 사랑이 끝났을 때, 나도 함께 사라진다.
사랑 속에서 나를 지키는 법
러버스의 사랑은 말한다.
“사랑은 선택이다. 선택에는 나의 주체성이 필요하다.”
자기 상실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사랑 안에서도 ‘나’라는 중심을 자주 돌아봐야 한다.
나의 기분은 어떤가?
나의 욕구는 충분히 존중되고 있는가?
나의 말은 왜 자꾸 미안하다는 말로 끝나고 있는가?
사랑이 ‘우리’를 위한 공간이 되려면,
먼저 ‘나’가 온전히 서 있어야 한다.
다시, 나로부터 시작하기
‘너를 사랑하는 나’와
‘나를 사랑하는 나’는
반대가 아니다.
둘은 함께 가야 한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나를 버릴 때,
그 사랑은 결국 나를 떠나간다.
나를 지키며 사랑하는 법,
그것이 어쩌면
이 시리즈가 계속 말하고 싶은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다음화 예고
〈욕망은 사랑일까, 사랑은 욕망일까〉
육체적 끌림, 소유욕, 갈망.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 부른다.
그 경계는 어디서부터 무너지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