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관계의 끝에서 다시 만난 온기

오래 머물어줌에 감사

by 이숨

관계를 한다는 건 참으로 행복한 일인 것 같다. 나와 나 사이의 관계를 넘어, 누군가와 이어지는 관계는 때로 그 행복을 몇 배로 키워준다. 그러나 바닥을 딛는 순간, 내가 붙잡고 있던 모든 관계는 서서히 어긋나기 시작했다. 조급해진 마음이 말과 행동을 앞서게 했고, 그 조급함은 결국 관계들을 밀어냈다. 누군가는 떠나갔고, 어떤 관계는 내가 먼저 단절해버리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관계의 온기와 동시에, 그 균열의 시작을 마주하게 되었다.

늘 괜찮은 얼굴만 보여주는 일조차 그때의 나에게는 너무 버거웠다. 말 한마디 건네는 것조차 힘에 부쳐, 누구와도 소통하고 싶지 않은 날들이 이어졌다. 그렇게 스스로를 가두며 버텨낸 시간도 있었지만, 더 이상 나를 몰아세우지는 않기로 했다. 대신 아주 조금씩, 햇살이 스며들 틈을 허락했다. 너무 벼랑 끝에 서 있던 날에는 누군가의 손을 빌리기도 했지만, 그 기억조차 흐릿하게 남아 있다. 내 고단함이 너무 크게 다가와서였을까. 그때의 나는 타인의 마음과 도움이 충분히 보이지 않을 만큼, 나 자신을 감당하기에도 벅찼던 것 같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이숨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이숨’은, 삶에 지친 마음에 다시 숨 쉴 수있도록 붙혀진 이름입니다. 삼남매를 혼자 키우며 버거운 일상을 살아가지만, 글을 쓰며 스스로에게 숨을 불어넣고 있습니다

188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3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7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작가의 이전글22. 오늘을 버텨낸 당신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