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것

시간 또는 세월

by 글쓰는 을녀

가을의 어느날
네가 왔다
한참 먼 것이었던
네가 소리도 소문도 없이
코 앞에 들이닥쳤고
눈 한번 깜빡하니
이미 지나가버렸다

햇살 심심한 어느 날
나에게는 오지 않을 것
같던 네가 왔다
너는 마치 준비 안 된 집에
쳐들어간 손님처럼
무턱대고 나를 찾아왔다

산다는 건 어쩌면
소리도 없이 조용히 오는
너를 잘 맞이하는 일

네가 오면
마음을 다해 대접하고
네가 가면 미련없이
보내주어야 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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