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냥 시

죽음의 대답

죽음에 대하여

by 글쓰는 을녀

어느 사내가 있었다

그는 늙고 병들었다

그저 빨리 끝이 오기를 바랬다


그러나 죽음은 잔인했다

불에 타들어가는 초처럼 천천히

가을저녁 노을처럼 길고 오래동안

먹이를 즐겼다


두 다리를 부수고

두 귀를 찢어버리고

마침내 두 눈을 뽑아 씹어 삼켰다


그는 무고했으며 아무 잘못도 없었다

그저 평범한 노인이었다


이를 본 신이 물었다

굳이 그에게만 잔인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죽음이 대답했다

우연이었을 뿐 이유는 없다고

누구에게나 있을 우연이

그에게 간 것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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