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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을녀 Jul 22. 2024

죽음의 대답

죽음에 대하여

어느 사내가 있었다

그는 늙고 병들었다

그저 빨리 끝이 오기를 바랬다


그러나 죽음은 잔인했다

불에 타들어가는 초처럼 천천히

가을저녁 노을처럼 길고 오래동안

먹이를 즐겼다


두 다리를 부수고

두 귀를 찢어버리고

마침내 두 눈을 뽑아 씹어 삼켰다


그는 무고했으며 아무 잘못도 없었다

그저 평범한 노인이었다


이를 본 신이 물었다

굳이 그에게만 잔인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죽음이 대답했다

우연이었을 뿐 이유는 없다고

누구에게나 있을 우연이

그에게 간 것 뿐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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