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기도
봄에는 축복만 가득하네
애달픈 봄도 안쓰러운 봄도 없네
바닥깊이 숨어버린 조개처럼 없네
꽃 잎 흩날리는 밤
하얀 천사 날개 같은 꽃
벚꽃
행복하고 축복 가득한 몸짓들
살포시 내려앉은 축복 잡으러
아래를 보네
스르륵 떨어지는 꽃잎의 끝
까만 흙과 거친 뿌리만이
늙은 할머니의 손처럼
누워있네
무심히 보게 된 나무의 상처
껍질과 뿌리 그리고 껍질 안까지
갉아먹은 고통
나무는 몇 년이나 이곳에 서서 절망했을까?
벚꽃의 축복에 가려 어둠깊이 숨겨진 나무
그럼에도 나무는 매년 기도하네
살게해 달라고
흐드러진 벚꽃은 나무의 기도
이번 해에도 살게 해 달라는
간절한 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