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냥 시

벚꽃

나무의 기도

by 글쓰는 을녀

봄에는 축복만 가득하네

애달픈 봄도 안쓰러운 봄도 없네

바닥깊이 숨어버린 조개처럼 없네


꽃 잎 흩날리는 밤

하얀 천사 날개 같은 꽃

벚꽃


행복하고 축복 가득한 몸짓들

살포시 내려앉은 축복 잡으러

아래를 보네


스르륵 떨어지는 꽃잎의 끝

까만 흙과 거친 뿌리만이

늙은 할머니의 손처럼

누워있네


무심히 보게 된 나무의 상처

껍질과 뿌리 그리고 껍질 안까지

갉아먹은 고통


나무는 몇 년이나 이곳에 서서 절망했을까?

벚꽃의 축복에 가려 어둠깊이 숨겨진 나무


그럼에도 나무는 매년 기도하네

살게해 달라고


흐드러진 벚꽃은 나무의 기도

이번 해에도 살게 해 달라는

간절한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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