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냥 시

6.02 [100_22]_ 이모의 글

by 글쓰는 을녀

나는 동생을 정말 많이 좋아한다. 그래서 임신소식을 들었을 때 설렜다. 어떤 친구가 나올지 궁금했다.


우리 조카의 첫 인상은 인상파였다. 진짜 머리에 석삼자가 주름으로 그려져있었다. 쭈글쭈글 주름인데 웃으니 진짜 인상적인 인상파였다.


우리 조카의 첫 걸음은 아장아장 우당탕탕이었다. 나를 보며 걷는데 첫 발만 예쁘고 그 뒤로는 넘어지거나 주저앉거나 스텝이 꼬이곤 했다. 뒤로 넘어져 엉덩방아를 찧고 '에'하고 울면 그 모습이 그렇게 사랑스러웠다.

지금은 어린이가 된 조카에게 귀여움 대신 다른 매력이 생겼다. 바로 대화가 가능해졌다. 종종 골 때리는 말도 하지만 대화를 하는 즐거움이 더 크다.


나는 아마도 조카의 많은 순간들을 기억하며 늙어 갈 것 같다. 세월이 흘러 그 기억이 발효되어 좋은 와인처럼 남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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