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냥 시

동사_ 겨울에 얼어죽다

by 글쓰는 을녀

지난 겨울 밤

칼바람에 베여 쓰러진 한 노인

그는 비명질렀으나 텅 빈 집에는

메아리조차 없었다

그는 너무 쉽게 얼어죽었다

이불을 둘둘만채로 죽은 그는 고독사했다

'사람이 고독해서도 죽는구나

고작 외로움따위로 죽기도 하는구나'

젊은 나는 그리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그의 죽음과는 상관없이

곧 올 봄의 모습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봄이 여러 번 지나가고 다시 온 겨울 밤

그가 죽은 날처럼 새까만 밤

옷깃을 여미고 갔다

종종 걸음으로 뛰다가 팍 넘어졌다


바닥으로 고꾸라져서 칼바람에 푹하고 찔렸다

내가 선혈을 흘리며 신음하자

내 가족과 이웃 친구들이 와주었고

순간 외로움에 얼어죽었던 그가 쿵하고 박혔다

고독사란 슬픈 단어를 생각하며 이제서야

그를 위한 첫 울음을 울어본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흐르는 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