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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을녀 Dec 14. 2019

피카소와 창의력

평범함 사람들의 창의력

요즘 일상생활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단어가 있습니다. 바로 창의력입니다. 창의력 교육, 창의적 인재, 창의적 사고 등 안 들어가는 곳이 없을 만큼 창의력이 강조되는 사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창의력이란 무엇일까요? 사전적 정의는 새로운 것을 생각해내는 능력이라고 하는데요.
과연 평범한 사람들의 능력을 뛰어넘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것만이 창의력일까요?

오늘은 가장 창의적으로 평가받는 예술가 피카소와 함께 평범한 사람들의 창의력에 대해서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피카소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보통은 천재 화가 그리고 그의 이상하지만 매우 비싼 그림들이 떠오를 것 같습니다.
피카소가 왜 천재 작가이고 예쁘다고 말하기에는 이상한 그림들이 왜 창의적인지 알기 위해서는 '현대 미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답니다.


그래서 잠깐 현대 미술에 대해서 알아볼까요?
현대미술 이전의 사람들에게 잘 그린 그림은 눈에 보이는 어떤 물체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것이었답니다. 또는 신화의 소재들을 응용해서 왕족과 귀족을 아름답게 그리는 것이 잘 그린 그림이었습니다.
하지만 기술 과학의 발달과 신분제의 붕괴로 더 이상 이런 종류의 그림은 시대를 반영하지 못했답니다 그래서 많은 예술가들이 보이지 않는 것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사람의 감정이나, 어떤 메시지 등을 나타내는 그림을 통해서 시대를 반영하고자 했는데요.  눈으로 보는 예술의 시대는 가고 머리로 생각하는 예술의 시대가 온 것입니다.  


이렇게 단순히 보는 것이 아닌 생각하면서 봐야 하는 미술! 그것이 현대미술입니다.

 현대미술의 시작이자 중심에 있는 인물이 바로 파블로 피카소인데요. 보이지 않는 것을 캔버스에 옮긴 현대미술의 아버지 격인 그가 그린 그림들은 매우 창의적입니다.  

 그의 작품 우는 여인입니다.

보는 미술로 보자면 이 그림은 아름답거나 현실적이게 그린 그림은 아닙니다. 제목을 보고 아 우는 사람이구나 정도 알아볼 수 있는데요. 하지만 이 그림은  우는 사람의 모습을 매우 사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보는 미술의 세계에서는 우는 사람의 모습을 그릴 때 보통은 그녀의 앞모습을 그립니다. 즉 우리가 볼 수 있는 것은 그녀의 앞모습뿐인데요


생각하는 미술의 세계에서는 그녀의 모습 중 앞모습과 뒷모습 그리고 옆모습을 모두 하나로 합쳐서 한 캔버스 안에 그립니다. 그래서 우는 그녀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이 그림은 사실적입니다.  실물과 똑같이 그린 그림은 아니지만, 그녀의 울음을 입체적으로 표현합니다.


피카소는 이런 식으로 사물을 사실적으로 그리지 않고 사물의 앞면과 뒷면 옆면 등 다양한 부분들을 썩어 하나의 캔버스에 옮겼는데요. 그의 그림 몇 개를 감상해 보도록 할까요?

이 그림 또한 시각적으로 예쁜 그림은 아닙니다. 아비뇽의 처녀들(매춘부)을 여러 각도에서 관찰한 모습을 한 화면에 담은 그림인데요. 특히 오른쪽 하단의 앉아 있는 여인은 아주 파격적인 뒷모습과 얼굴의 앞면을 같이 보여줍니다.

유혹하는 대담한 몸짓과 멍한 표정 그리고 그 뒤에 숨겨진 기이한 얼굴들이 눈에 띄는 그림인데요. 이 기이한 얼굴들은 마치 가면과 같은 모습이랍니다.  실제 오른쪽 상단의 두 여인은 아프리카의 가면으로부터 영향을 받아서 완성되었다고 합니다.  이 그림 또한 아름답지는 않지만, 사실적이고 입체적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유혹하는 모습들,  그리고 인생에 대한 체념에서 나오는 무표정과 생기하나 없는 얼굴들은 그녀들의 슬픔을 사실적으로 전달하는 것 같답니다.

사실, 이 그림은 사람의 모습을 여러 가지 각도에서 보여준 첫 번째 그림이었답니다.  미술사의 한 획을 그은 이 그림이 처음 나왔을 때, 사람들로부터 혹평을 받았습니다. 기존의 미에 대한 관념을 완전히 무시한 그림이었기 때문이에요. 이 그림의 가치를 인정받기까지는 10년이란 긴 시간이 걸렸답니다.

마지막으로 너무나 유명한 그의 그림 게르니카입니다.

그림의 이해를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만, 당시 내전 중이던 스페인의 세력이 독일 나치군과 손잡고, 상대방 쪽의 세력을 위협하기 위해서 스페인의 게르니카 지역을 비행기로 폭격했답니다. 이 사건으로 1600여 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희생되었고 이 사람들 중 대부분은 민간인이었습니다. 이 게르니카 폭격 사건을 전해 들은 피카소는 전쟁과 폭력의 참상을 고발하고 반대하는 그림을 그리는데요.  이 그림이 바로 게르니카입니다.

흑백으로 강렬함을 더한 이 그림은 전쟁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묘사합니다. 아이를 잃고 통곡하는 엄마, 말발굽으로 밟히는 또 다른 폭력, 살려달라는 아우성과 잘린 머리와 팔,  불타버린 집과 도망치는 여인까지.. 모든 종류의 폭력을 한 화면 안에 표현합니다.


피카소는 또한 한국전쟁에 대한 그림도 그리는데요

한국에서의 학살이라는 작품입니다. 게르니카에서와 같이 전쟁의 폭력성을 무자비하게 보여주고 있답니다.  피카소는 이렇게 전쟁에 대한 모습을 현실적으로 표현하면서  전쟁에 반대하는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답니다.


지금까지 피카소의 유명한 작품들을 살펴보았는데요. 사실 피카소가 처음부터 창의적인 그림을 그렸던 것은 아니랍니다. 젊은 시절 그는 재능 있는 화가였지만, 매우 주목받는 화가는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우리가 아는 화가 피카소가 탄생하게 된 걸까요? 그의 그림에서 알 수 있듯이 다양한 시각으로 한 가지 사물이나 사건을 보려고 노력했답니다. 여러 가지 모습을 연구하고 또 연구했답니다. 아비뇽의 처녀들의 경우 스케치만 100장을 넘게 한 결과 나온 작품이라고 해요.
심지어 그 평생 그린 그림수가 무려 1만여 개가 넘고 조각 또한 몇 백점이 넘는 다고 하니 엄청난 연습벌레인 것이죠.  노력형인 그는 파격적인 첫 작품 아비뇽의 처녀들이 혹평을 듣고 있을 때조차 자신을 믿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작품 활동을 했답니다.

한 가지 사물을 새롭게 보기 위한 연습과 자신을 믿는 것, 이것이야 말로 평범한 사람들의 창의력은 아닐까 생각하면서 이만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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