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냥 시

먹다

그럼에도 먹다

by 글쓰는 을녀


푸른 싸리눈 매서운 밤
어머니를 별로 띄워보낸 밤
갈 길 잃은 고아가
울지도 않고 서 있다.

희끗한 머리에 고아된 이는
얼굴의 주름만큼 마음도 주름져
울지도 않고 서 있다

상 치르는 아침
주름진 두 손이 밥을 먹는다
윤기 흐르는 흰쌀과 맛깔진 깍두기
장국까지 두둑히 먹는다

별이 져도 지구가 돌아가듯
그의 세끼도 꼬박꼬박 돌아온다
먹고 먹고 먹다보면 어느새
삶은 누군가를 까먹고 살아진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마침표 그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