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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중세는 타락한 교회로, 흑사병으로 재앙을 겪었다. 성직자들이 감염자들을 외면하고 도망가기에 바빴는데, 글랜드 요크에는 성직자 대부분이 도망가는 바람에 임종하는 신자들의 장례미사를 집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사람을 저버리는 성직자들로 인해 신자들은 깊은 회의에 빠졌고, 유럽은 신본이 아닌 인본주의로 눈을 돌리게 되었다. 교회의 몽상에서 사람들이 깨어나는 계기가 된 것이다.
하지만 예수 운동을 곧 이은 초대교회는 달랐다. 기독교 공인이 있기 전, 세상이 역병으로 흉흉한 가운데 교회는 의연히 전염병에 대처했다. 디오니시우스의 증언에 의하면, 그 곤고한 시기가 교회에는 오히려 상상할 수도 없는 기쁨의 시간이었다고 한다. 이유는 교회가 죽어가는 환자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돌볼 수 있던 기간이었기 때문이었다. 교회가 역병으로 죽은 자들의 장례를 정성껏 치러주자 이에 충격을 받은 사람들이 교회에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이 시기를 거치며 로마 사회의 기독교 인구 비율은 급격하게 상승했다. 역병의 위기가 오히려 교회 확장의 기회를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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