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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승일 Jul 30. 2020

오래 참고 계시는 하나님

언젠가부터 기도할 때 

내가 살면서 저지른 죄에 대해서 고백하기 시작했다. 

문득 돌아보니 지금껏 저지른 죄가 참 많았다. 


내성적이고 순하다는 소리를 듣고 자랐어도

돌아보니 타인에게 상처를 참 많이 입혔더라. 

가족과 친구, 연인에게 상처가 됐을 법한 말들이 떠오르고

콜센터 상담원 등 수화기 너머로 모진 말을 퍼부었던 적도 많았다.   

기자 일을 하며 쓴 기사들도 몇 개 생각났다. 좀 더 완곡하게 쓸 수도 있었을 것이다. 


우연한 말과 행동, 태도, 존재 자체가 타인에게 상처가 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무심히 뱉었던 말과 남의 입장을 생각 않고 했던 행동들...

나도 타인의 그러한 것들에서 상처를 받은 적이 있으니 말이다. 


그것이 우연이든 아니든

나의 존재는 누군가에게 분명 상처가 돼왔다.  

어떨 때 나는 좋은 사람이었으나 

어떨 때는 그렇지 않았다.  


기도를 드리며 이렇게 새롭게 떠오르는 죄들이 많았다.

그래서 매일 그 죄들을 일일이 반복해 고백하며, 사죄드리고, 용서를 빈다.

다시는 그러한 죄를 저지르지 못하게 해달라고 

다시는 타인에게 상처를 입히지 못하게 해달라고 매일 기도드린다.   

그러한 반성과 참회가 내 기도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이런 기도를 드리면서 내가 뼈저리게 느낀 것은 

나를 포함한 인간들은 매일 죄를 짓고 살아가며 

그러한 죄는 의식적으로 인지하지 않으면 평생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만약 자신이 계속해서 죄를 짓는다는 사실을 고백하고 반성하면 

정말 많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 

가령 지금의 나는 과거와 달리 훨씬 죄를 덜 짓고 있다고 확신한다.

여전히 부족하지만...  


성경 구절이 하나 떠오른다. 


“하나님께서 여러분에 대해 오래 참고 계신다는 것을 정녕 모르십니까? 아니면 그런 것은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것입니까? 하나님께서 즉각 벌하시지 않고 오래 기다려 주시는 것은 단지 여러분이 죄에서 돌아설 시간을 주기 위한 것임을 왜 모르십니까? 하나님께서는 여러분이 회개하기를 따뜻한 마음으로 기다리고 계시는 것입니다.” (로마서 2장 4절)


어쩌면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죄를 고백하고 거듭나기를 

오래 참아 기다리고 계실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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