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승일 May 03. 2021

아침 경제 기사 읽기(5월 3일)

하역작업(화물 이동에 관한 일체의 현장처리작업)은 1년 중 설과 추석을 제외하고 밤낮없이 이뤄진다. 화물기사가 항만(선박이 출입, 정박하는 장소)에 컨테이너를 내려놓으면 야드 트랙터가 컨테이너를 정해진 구역에 갖다 놓는다. 야드 크레인은 이를 쌓고(코로나19 직전엔 3층, 이제는 화물이 너무 많아 6층으로 쌓는다), 들어 안벽(선박이 안전하게 접안해 화물의 하역 및 승객의 승하선을 행하기 위한 구조물) 부두에 내려놓는다. 이어 안벽 크레인이 배 위로 컨테이너를 싣는다.  


전 세계 물류 대란이 일어나는 메커니즘은 이렇다. 코로나19로 막혀 있던 소비 심리가 폭발하고, 경제가 꿈틀거리자 화물이 급증한다->컨테이너를 처리하는 속도보다 더 빨리 화물이 쌓인다->이전보다 두배로, 계속해서 쌓이는 컨테이너를 분류하고 실어야 하니 선적이 지연된다->입항이 차질을 빚는다->부두 생산성이 하락한다. 컨테이너를 실을 배는 여전히 태부족하다. 즉, 가뜩이나 선박이 부족한 상황에서 선박 회전율까지 급감해 항만 물류가 포화상태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지난 3월 부산항의 컨테이너 월간 물동량은 200만7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로, 2006년 개장 후 처음으로 200만 TEU를 넘었다. 올해 물동량은 최대 2400만 TEU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며, 이는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대비 9.1% 증가한 수치다.  


4월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수용여력을 뜻하는 말)은 최근 3년 평균 장치율(66%)을 훨씬 웃도는 90%로 치솟았다. 부두에 들어가지 못한 콘테이너들이 인근 민간 물류센터에 방치되고 있다.(화주의 물류비가 늘어난다) 부산신항 묘박(임시 대기 장소)에는 수십 척의 배가 입항 순서를 기다리며 최소 하루 이상 대기하고 있다. 부두에 무인화 시스템이 잘 갖춰진(자동화율이 높은) 우리나라 부두는 그나마 이정도이지만, 자동화율이 낮은 미국과 유럽 항만에선 하역 작업이 몇 주 가량 지연되는 게 부지기수다.   


단기간에 가격과 수요가 급등하는 것을 슈퍼사이클이라고 부른다.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올해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번 슈퍼사이클은 2018년 슈퍼사이클을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높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많이 오르지 못하는 이유다.   


2018년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클라우드 사업을 선점하기 위한 기업들의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이끌었다. 이때 D램 가격은 1년 8개월 만에 81% 급등했다. 반면 이번 슈퍼사이클은 코로나19로 억눌렸던 소비가 분출되는 소위 '펜트업'(pent-up) 효과와 일부 반도체 업체들의 공급 제약 효과로 보인다.(아마존, MS, 구글 등 주요 데이터센터 업체들은 이미 막대한 투자를 집행했다.) 


일각에서는 D램 가격이 내년까지 최대 50%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2017년 수준의 영업이익은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한 2018년 영업이익에 도달하거나 넘어서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슈퍼사이클은 과거와 비교해 그 주기가 짧아졌다. 따라서 단기간의 급격한 반도체 가격 상승과 그로 인한 업체들의 수익성 확대폭도 작아졌다. 과거 반도체 슈퍼사이클은 미국 대통령 선거(4년)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즈' 업데이트 주기(3년) 등에 따라 약 4년 주기로 발생했다. 그러나 2000년대 후반부터 수요처가 다양해져 슈퍼사이클 주기가 줄어들었다. 


한편, 시스템 반도체 및 파운드리 사업은 앞으로 시장 규모가 꾸준히 커질 전망이지만, 슈퍼사이클이 발생할 가능성이 애초에 낮다. 시스템반도체의 종류(8000여종)가 많고 가격 변동성이 적어 슈퍼사이클이 발생하기 어려운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시스템반도체 시장은 내년까지 연평균 4.5% 성장할 전망이다.   


국내 맥주 업계 1위 오비맥주에 이어 2위 하이트진로도 맥주 가격 인상에 나섰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7일부터 맥주 330ml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1.36% 올린다고 밝혔다. 2016년 인상 이후 4년 5개월 만의 인상이다. 이번 인상은 정부의 주세율 조정 영향이 크다. 앞서 오비맥주는 카스프레시, 카스라이트, 오비라거, 카프리 등의 일부 상품 가격을 1.36% 인상했다. 맥주 업계 3위 롯데칠성음료는 아직까지 클라우드 등 맥주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고 밝혔지만 머지않아 인상하지 않겠느냐는 말이 나온다. 가격 인상은 소비자에게는 안 좋은 소식이지만 주주들에게는 희소식일 수 있다.     



*"재미있네?"   

20대에 쓴 첫 장편소설을 읽은 출판사 사장의 말에 '재미'에 천착하게 됐습니다.

'도대체 뭐가 재미지?' 

그리고 꽤 오랜 기간 콘텐츠를 뜯어보며 재미를 만드는 요소들을 분석해왔습니다.

당신의 콘텐츠에 '재미'를 추가하고 싶다면... 혹은 조금 독특한 책을 읽고 싶다면... 

'재미의 발견'을 추천합니다. 열심히 썼습니다. 


그리고 혹 '재미의 발견'을 읽고 짧은 리뷰글을 써주실 수 있으시다면, 제 메일로 주소(편의점 택배 주소도 괜찮습니다)를 보내 주시면, 무료로 책을 한 권 보내드리겠습니다.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메일은 ‘작가에게 제안하기’ 버튼을 누르면 보낼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힘찬 월요일 보내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 


주말에 부모님께서 보내오신 마이산 부근 풍경.
작가의 이전글 아침 경제 기사 읽기(4월 30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