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코스피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1800만주를 공모해 1조800억원을 확보할 전망이며, 주당 공모가는 5만2000~6만원이다. 내달 2일과 3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 예측을 실시해 공모가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며 7일과 8일에는 일반 공모 청약을 실시해 9월 내 상장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이며 하나금융투자와 KB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개인적으로 청약 인기가 꽤 높을 듯하다.
상장 기업 가치는 약 5조3300억원인데, 공사 손실 충당금을 대규모로 잡아두면서 기업 가치를 보수적으로 산정했다는 말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은 2분기에 4000억 원대 영업 손실을 기록했는데 이 손실은 상당 부분 공사 손실 충당금이라고 분석된다. 상반기 톤당 강재 가격이 70만원(역대 최고 수준)이었는데 이 강재 가격이 올해와 내년에 100~115만원으로 더 오를 수도 있다고, 최악을 가정하고 미리 충당금을 설정한 것이다. 이를 이른바 '빅배스'(잠재 부실 일시 반영)라고 부른다. 만약 향후 강재 가격이 그만큼 오르지 않으면 충당금은 실적에 환입되고 기업 가치는 재평가받을 수 있다.
새로 발행한 공모 주식으로 끌어온 자금은 올해 가장 유망해 보이는 사업들에 투자할 예정이다. 수소, 암모니아 선박, 전기 추진 솔루션 등 친환경 선박과 AI기반의 스마트 자율운항 기술, 그리고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하는 데 돈이 쓰일 것으로 보인다. 지금 투자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단어들이다. 일부 전문가는 친환경 선박으로의 교체가 조선업의 슈퍼 사이클을 이끌 수 있다고 본다.
한편, 지금 조선업이 호황이라고 하지만 그동안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와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부진했다. 강재 가격 상승과 현대중공업의 상장 이슈가 주가 상승의 발목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