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 줄 아니?”

by 김승일

“아까 그 계획이 뭐예요?”

“뭔 소리야.”

“아까 그 계획이 있다고 하셨잖아요. 어떡하실 거예요, 거기.”

“자식, 너, 절대 실패하지 않는 계획이 뭔 줄 아니? 무계획이야 무계획, 노플랜, 왜냐, 계획을 하면 반드시, 계획대로 안 되거든 인생이. (중략) 계획이 없어야 돼 사람은, 계획이 없으니까 뭐가 잘못될 일도 없고, 또, 애초부터 아무 계획이 없으니까 뭐가 터져도 다 상관이 없는 거야.” (영화 <기생충> 中)


어둡고 눅눅한 대피소 바닥에 누워 기택(송강호)은 아들 기우(최우식)에게 말한다. 폭우가 쏟아져 그들이 사는 반지하방이 다 잠겨버렸고, 순조롭게 진행되던 가족의 계획들은 불가항력으로 틀어져 버렸다.


많은 이들에게 불가항력이란 먼바다의 배들에나 적용되는 딴 세상 이야기이지만, 가난한 자에게는 실생활에서 언제든지 마주하는 위험요소다. 돈이 없으면 계획은 언제든지 틀어지고, 그 틀어짐을 막을 수 없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계획을 버리게 된다.


무계획이 가장 완벽한 계획이란 가르침은 성경에도 나온다. 물론, 뉘앙스는 다르다.


“‘오늘이나 내일 이러이러한 도시로 가서 일 년쯤 자리 잡고 앉아 한밑천 잡아보자’고 계획하는 이들이여, 잘 들으십시오. 내일 일을 어떻게 기약할 수 있습니까? 사람의 생명은 아침 안개와 같이 덧없는 것입니다. 지금은 여러분이 여기 있으나 얼마 안 가서 사라져 버릴 존재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오히려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만일 주께서 허락하신다면 사는 동안 이런저런 일을 해야겠다.’ 그런데도 여러분은 마음대로 계획을 벌이고 자랑을 늘어놓습니다. 이러한 자기 확신은 결코 하나님을 기쁘게 해드리지 못합니다.” (야고보서 4장 13~16절)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마가복음 5장 3절)


참된 기독교인은 심령이 가난하다. 그렇기에 불가항력이 늘 함께한다는 것을 알고 겸손하다.

그 불가항력은 단연 하나님이다.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움직이시고, 결정하신다면,

인간의 계획은 무용하다. 인간의 계획은 오만이다.


그렇기에 계획은 없어야 한다. 무계획이다.

아니, 인간 혼자만의 계획은 없어야 한다.

모든 계획을 완성하시는 것은 하나님이다.


만약 계획을 세워야 한다면,

그 계획이 언제라도

파도 앞의 모래성과 같이

무너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만일 주께서 허락하신다면, 무엇 무엇을 해야겠다.”


그러한 계획을 세운다면 어떤 일이 일어나든 동요하지 않을 것이다.

실패하든, 성공하든, 그것이 오직 하나님의 뜻임을 알 때

모든 계획은 완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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