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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eenBigstar Jan 20. 2022

삶을 사랑하는 당신에게

혈중 알코올 농도 0.05%의 실험, 영화 <어나더 라운드>


일상에 실험을 가한다는 것은 변하고 싶고, 바꾸고 싶다는 것이다. 과거의 실패와 오늘의 절망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그것들이 눅눅하고 끈적하게 삶을 억압한다.


여기 혈중 알코올 농도 0.05%의 실험을 시도하는 네 명의 덴마크 고등학교 선생님들이 있다. 마흔 언저리에 놓인 이들은 겉으로 보면 아무 문제없어 보일지 몰라도 스스로 만족스럽진 못한 것 같다. 한 친구의 제안으로 시작한 일종의 알코올 테스트를 하면서 소기의 성과를 누리고 기뻐하는 걸 보면, 이런 시도도 자기 삶을 사랑하기 때문에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러나 알코올 테스트는, 예상했겠지만,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다. 본질이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저 그 순간의 묘약이고, 중독은 독이다.


그렇다면 해법은 뭘까. 영화는 수시로 키에르케고르를 인용한다. 덴마크 출신의 실존주의 철학자, 대표적인 우울증의 아이콘이자 절망으로부터 수없이 벗어나기 위해 몸무림 친 키에르케고르의 후예들은 어떻게 해법을 찾을까. 그건 이 영화를 통해 확인해볼 수 있다.



과거의 실패와 연이은 절망, 그 끝에 자유롭게 지면과 공중을 오가며 춤을 추는 육체를 보면서 내 눈에 눈물이 흐른다. 그래, 나도 내 삶을 사랑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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