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greenBigstar Jan 29. 2022

진짜 킹메이커는 누구인가?

영화 <킹메이커>가 던지는 질문


변성현 감독의 <킹메이커>.

진짜 킹메이커는 누구인가? 정치인 본인인가? 정치인을 돕는 참모들인가? 아니면 '진짜' 국민인가?

선택은 국민에게 달려있다고 말은 번지르르하게 하지만 실상 그 힘이 국민으로부터 나올 기회조차 조작과 공작, 협박과 고문으로 묵살시켰던 독재정권 시절의 이야기다.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을 배경으로 정치인 김대중과 그의 책사, 모사꾼, 참모였던 엄창록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가 변성현 감독의 감각적인 영상과 속도감,  팽팽한 구성으로 완성됐다.

김운범(설경구)의 대망이 주인공이기도 하나, 나는 서창대(이선균)의 이야기가 더 크게 보였다. 진짜 킹메이커는 누구인가 묻는 질문의 답을 더 깊이 생각하게 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림자'였던 인물을 조명하는 영화란 얼마나 매력적인가. 동시에 그런 호기심을 가진 관객에게 서창대의 배경이 그저 말로만 설명되는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조연 배우들의 역할이나 기능이 새롭지 않고 늘 보던 한국 현대사를 다룬 영화와 다르지 않아서 변성현 감독의 색깔이라고 보기에 아쉬운 부분도 있다.


지금도 그때처럼 조작과 공작, 마타도어 진흙탕이 여전히 판치는 형국, 진짜 킹메이커는 국민이라는 것, 그냥저냥 휘둘리는 국민 아니고 똑똑하고 제대로 생각하는 국민이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줘야 하는 때라는 다짐을 하게 된 건 영화가 나한테 시킨 건 아닌데, 세상 꼬락서니가 시궁창 같으니 어쩔 수 없이 드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 영화에서 감동적인 순간은 박인환 배우와 배종옥 배우가 투샷으로 등장하는 장면이다. 사실 두 배우가 이 영화에 나오는 줄도 몰랐었다가 투샷을 보니 너무너무 좋았다. 배종옥 배우의 데뷔 초기, 드라마 <왕룽일가>에서 두 배우의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쿠웨이트 박이라는 인기 캐릭터를 탄생시켰던 드라마이기도 한데, 그로부터 이렇게 세월이 지나서 한 영화에서 두 배우의 모습을 보니 감동적이었다.

작가의 이전글 영화의 의미를 지키는 관객 한 사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