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작가 준비를 위해 필요한 것들 6가지
요즘 브런치 작가 합격의 문턱이 높아졌다고 합니다.저도 준비에만 한 달 정도 걸렸습니다. 어쨌든 초수 합격을 했으니, 나름대로 제 방법을 공유하면 도움이 될 것 같아 글을 써봅니다.
브런치에서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이 곳이 어떤 곳인지 잘 알고 계실 겁니다. 그래도 혹시 몰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브런치는 다음카카오와 연계된 글쓰기 플랫폼입니다. 주력 분야는 에세이이고, 매년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를 통해 책 출간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90년대생이 온다', '하마터면 열심히 살 뻔했다' 등의 화제작이 이 플랫폼에서 탄생한 작품들입니다.
이미 기존에 출간작이 있거나, 글쓰기 관련 직종(기자, 평론가 등)이신 분들은 이 글을 읽으실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 분들은 합격률이 높다고 하더라고요. 제 글은 작가 지망생으로서, 맨땅에 헤딩하시는 분들을 위한 글입니다.
우선 브런치 작가 지원 전 제 상태를 써보자면,
1) 한겨레 문화센터 글쓰기 강의 수료(에세이 클래스)
2) 블로그 개설 후 글 40개 정도 발행 (주간 일기 포함)
네, 이게 끝입니다. 전투력 100점 만점에 10점도 안 되겠네요!
글쓰기 강의 수료 직후의 제 상태로 돌아가서, 브런치 작가 합격을 위해 필요한 것들이 무엇이 있을지 적어보겠습니다.
1. 브런치의 독자가 되자.
어느 플랫폼 작가가 되고 싶든, 그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알게 모르게 플랫폼에서 선호하는 글이 있고, 플랫폼만의 특징이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플랫폼 독자들이 선호하는 글의 양상도 매번 바뀌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어떤 플랫폼의 작가가 되고 싶다면, 먼저 독자가 되어야 합니다.
모바일 어플을 깔아두고, 틈틈이 여러 글들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아마 제게 이런 질문을 하실 분들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린님이 생각하기엔 브런치는 어떤 글을 선호하는 것 같나요?" 이에 대해 저는 답변을 드릴 수는 있지만, 그게 큰 도움은 되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각자 쓸 글의 형태는 다 다르기 때문입니다. 브런치는 에세이 주력 플랫폼이긴 하지만, 키워드만 해도 하단 첨부 이미지와 같이 24개로 다양합니다.
중요한 건 브런치에서 직접 글을 읽으며, 본인이 쓰고 싶은 글과 비슷한 글들을 찾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글은 어떤 식으로 전개 되는지, 어떤 이야기들을 다루고 있는지 유심히 보는 게 가장 도움될 것입니다.
2. 블로그와 같은 공개적인 글쓰기 플랫폼에 뛰어들자.
가장 먼저 공개적인 글쓰기 플랫폼에 뛰어드는 것을 추천합니다. 본인의 글을 공개적으로 게시함으로써, 어떤 주제가 더 반응이 좋은지, 사람들은 어떤 글을 원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은 혼자 읽기 위해 쓰는 게 아니라 남에게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것입니다. 혼자 글을 읽고 싶다면 일기장에 끄적이기만 해도 충분합니다. 그렇지만 누군가 본인의 글을 읽어줬으면 하는 마음에 브런치 작가가 되고 싶은 게 아니던가요?
여러 플랫폼이 있지만, 브런치와 가장 결이 맞는 건 블로그라 생각합니다. 물론 운영하다 보면 알겠지만, 블로그는 정보성 글 위주인지라 에세이를 쓰고 싶다면 브런치 입성에 대한 갈망이 더 커질 것입니다. 하지만 블로그는 정보성 글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장르의 글을 포용하는 넓은 확장성을 가지고 있기에, 첫발을 내딛기 좋은 곳입니다.
참고로, 브런치 작가 신청 마지막 질문에서 활동중인 SNS를 묻기 때문에 블로그를 운영하시면 큰 도움이 됩니다.
3. 독자를 확보하자.
앞서 블로그 이야기를 꺼냈으니, 블로그에서 독자를 확보하는 것에 대해 먼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블로그는 가만히 있는다고 사람들이 다가오지 않습니다. 이건 어느 글쓰기 플랫폼이나 마찬가지일 텐데요, 블로그는 특히 더 그렇습니다. 워낙 글 주제가 다양하고, 이용자 수가 많기 때문이죠. 그래서 처음에는 본인이 직접 사람들에게 찾아가야 합니다. 본인과 비슷한 결의 블로그를 찾아서 진심 어린 문구로 서로이웃 추천을 하고, 자주 들르며 하트와 댓글을 남기면 좋습니다. 많은 블로그를 읽을수록 본인의 블로그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감을 잡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감을 잡기 어려우신 분들은 제 이웃님의 글을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특히 먼저 정중하게 다가가고, 진심 어린 소통으로 이웃들과 교류하는 부분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온라인으로 만나는 사이어도, 모니터 뒤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알아간다는 마음가짐으로 이웃을 늘려가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왜 독자를 확보해야 할까요? 이는 1번에서 말했듯, 독자들을 통해 본인의 글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꼭 대중성이 있는 글만이 정답은 아닙니다. 하지만 본인이 생각하기에 사람들이 좋아하리라 생각했던 글과, 아닌 글 사이의 간극은 독자들의 눈을 통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아무리 다시 보고, 다시 봐봐야 내 글은 예쁜 내 새끼일 뿐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블로그 개설이나 글쓰기 플랫폼 입성이 어려우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그럼 1번은 생략하되, 독자는 꼭 확보하시길 바랍니다. 그 방법은 다양합니다. 우선, 친구들에게 글을 읽어보라고 발품을 파는 방법이 있습니다. 더 많은 친구가 읽어줄수록 좋고, 자세한 피드백을 받을수록 좋습니다. 밥을 먹여서라도 최대한 많은 친구에게 읽고 평해달라고 부탁해보세요!
다음으로, 가족이나 친척에게 글을 읽어달라고 부탁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글쓰기 강사님께서 해주신 말씀인데요,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시리즈의 작가 최사장님의 주 독자는 작가님의 어머니였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눈에도 어렵지 않을 책을 쓰기 위해 매번 어머님께 원고 검토를 받았다고 하네요. 그 결과 최사장님의 책은 베스트셀러 교양서적이 되었습니다.
아니면 조금 덜 공개적인 곳에 글을 올려보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가령, 작가 지망생 카페나 대학교 동문 커뮤니티 등이요. 이용자들이 다른 사람의 글을 어느 정도 호의를 가지고 읽어주되, 본인의 글이 전국구로 공개될 일 없는 그런 곳들 말입니다. 그러면 부담을 덜 느끼며 글을 올릴 수 있고, 날카로운 비판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4. 사람들이 내게서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발견하자.
글을 쓰고 독자들에게 피드백을 받으며 사람들이 내게서 어떤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지 발견해봅시다. 아마 이건 제가 따로 기준을 나열할 필요도 없이 글을 쓰는 본인이 가장 잘 알 것입니다. 본인이 쓴 글 중에 독자들의 반응이 좋았던 글들의 공통점을 찾으면 되기 때문입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과 대중이 좋아하는 게 일치한다면 가장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작가로서의 글쓰기는 대중이 원하는 것과 내가 쓰고 싶은 것의 교집합을 계속해서 찾아 나가는 과정인 것 같기도 합니다.
5. 브런치 작가 신청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자.
이제 드디어 본격적으로 브런치 작가 신청 준비 단계네요. 브런치 작가 신청은 일정한 형식이 있습니다. 그리고 뭐라 딱 정의할 순 없지만, 그들이 원하는 방식도 분명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블로그와 브런치에 검색해보면, 브런치 합격 수기를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글들을 읽어보며 참고해보세요. 정답은 없으니 빅데이터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브런치 작가 신청을 위해 답해야 할 질문은 다음과 같습니다.
<브런치 작가 신청 질문>
1. 작가님이 궁금해요.
작가님이 누구인지 이해하고 앞으로 브런치에서 어떤 활동을 보여주실지 기대할 수 있도록 알려주세요. (공백포함 300자 이내)
2. 브런치에서 어떤 글을 발행하고 싶으신가요?
브런치에서 발행하고자 하는 글의 주제나 소재, 대략의 목차를 알려주세요. (300자 이내)
3. 내 서랍속에 저장! 이제 꺼내주세요.
‘작가의 서랍’에 저장해둔 글 또는 외부에 작성한 게시글 주소를 첨부해주세요. 선정 검토 시 가장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4. 활동 중인 SNS나 홈페이지가 있으신가요?
작가님의 주 활동 분야나 직업, 관심사 등을 잘 알 수 있는 주소가 있다면 알려주세요.
제가 참고했던 글 중 가장 여러 번 봤던 글을 읽어보시면 더 감이 잡히실 겁니다. 특히 블로그 저자가 <중요>라고 써놓은 부분들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6. 준비하고, 신청하자!
이제 남은 건 작가 신청입니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브런치 작가 신청 질문에 대한 답을 여러 번 퇴고 후에 신청하세요. 모든 초고는 쓰레기라는 말이 있듯이, 브런치 작가 신청도 바로 화면에 답을 적어내면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작가의 서랍' 글은 최대 3개까지 제출할 수 있다고 합니다. 되도록 3개를 제출하는 것이 좋겠죠? 그리고 분량은 최소 1,500자 이상 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게 정확한 기준이 있는 건 아니지만, 어디서 그런 글을 보았고 저는 그렇게 제출했습니다. 특히 저는 블로그 이웃 수가 많거나, 제 글에 반응이 많은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작가의 서랍 글에 더 공을 들였습니다.
그 중 한 개만 브런치에 올렸는데요, 하단에 링크 첨부하겠습니다.
굉장히 긴 글이 되었는데요,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의 말씀 올립니다.
※ 이 글은 필자의 블로그 글을 가다듬은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