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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정작용

2015.10.29. 5:59 10년 전 사색

by 강도르

세상은 넓고 사람도 많다.

사람만큼 생각과 가치관도 넘쳐나고, 그만큼 인간관계는 복잡하게 얽혀있다.

진중하게 다가간다 해도 도망칠 사람은 도망치고 스쳐 지나갈 사람은 지나간다.


길지 않은 인생에서 도망치는 사람을 잡아도 도망은 쳤고 배신을 용서해도 두 번째는 있었다. 내가 간절히 원하는 인간관계라도 붙잡는다 해서

간단히 잡히는 것도 아니고 그래서 내가 할 있었던 건 나를 돌아보게끔 나만의 주관을 키우고 나를 찾아주는 사람을 반겨주는 것뿐.

그 반겨주는걸 누군가는 싫다고 떠나가고

누구는 맞받아쳐주고 누군가는 받아주는 척하고

나이를 먹으면서 보이는 게 있고 나이를 먹어서 보이지 않는 것도 있고 옛날에는 그게 그렇게 아프고 괴롭더니, 이제는 그냥 뭐 그래 내가 어쩌겠냐 갈길 가시오 하면서 길을 비켜주는 게

서로를 위한 거란 걸 알게 되고 이러나저러나 영원이란 게 이상이라는 걸 깨달았다.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헤어짐이 나쁜 것도 아니다. 헤어졌더라도 과거에 진심이었던 내 모습을 늦게나마 알고선 결국 그리워서 다시 찾는 사람도 있었고, 그런 사람을 난 또 고마워서 다시 만나고


감정은 순간일 뿐, 결국 남는 건 내 행동과 말 그리고 글밖에 남질 않으니.


감정은 최대한 참고 이 순간만 버티자라는

느낌으로 많이 살아왔다.


잘한 건지 못한 건진 모르겠다만, 결국 그건 나중에 엄청 뒤늦게 깨닫게 된다.


그래도 내 나름은 잘하고 있는 거겠지 그런 느낌으로 살고 있다.


하지만, 신뢰라는 것엔 민감해서 그걸 건드리는 인간에 대해서는 엄격하기도 하고 크게 분노하기도 하는데, 어차피 인간자체에 대한 가치판단을 안 하기로 한 시점에서 사람을 미워 하기보단 불신을 주는 사람에겐 신뢰하지 않는다란 방식으로 복수를 하곤 한다.


그냥 이게 내 나름의 삶이고 방식이고

옛날 같았으면 그르릉거렸을 일을

허허허 이러고 있는 걸 보니 덤덤해진 건지 그냥 덤덤한 척하고 있는 건지.


어차피 일어날 일이라면 조금이라도 빨리 일어나는 게 좋다고 생각하는 편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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