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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종오 Aug 19. 2020

지구 스친 소행성, 아무도 몰랐다

[스페이스 WITH YOU] 지구를 위협하는 소행성

최근 SUV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에서 약 2900km 거리로 스쳐 지나간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사진=NASA]

    

지구와 인류 멸종을 부르는 위협은 무엇일까. 수없이 많다. 누구는 인공지능(AI)을 꼽는다. 어떤 이는 핵전쟁을 거론한다. 최근 코로나 19(COVID-19)처럼 전염병을 원인으로 분석하는 이도 있다. 소행성 충돌과 기후변화도 인류 멸종을 앞당기는 요소가 되고 있다. 기후변화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산화탄소 농도는 증가하고 있다. 바다 얼음과 빙하는 녹고 있다. 해수면은 상승 중이다. 지구 평균 온도는 계속 높아지고 있다. 대량생산과 대량소비가 불러온 인간 활동이 빚은 결과물이다. 올해 여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에 폭우와 홍수, 폭염이 강타했다. ‘극심한 날씨’와 ‘예측불허 기후’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차가운 북극은 30도를 웃도는 기온을 보였다. 지구는 균형은 잃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우주에서 심각한 일이 발생했다. 우주는 넓다. 넓은 것만큼 우주가 어떤 ‘극한 상황’으로 변할지 아무도 모른다. 그중 지구를 위협하는 가장 큰 대상은 소행성이다. 넓디넓은 우주를 일일이 감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지구, 나아가 태양계만 국한해 위험할 수 있는 소행성 감시는 이뤄져야 한다. 최근 이 같은 감시 체계에 구멍이 뚫렸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도 심각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다. 

NASA 측은 19일(현지 시각) “최근 기록상 지구에 가장 가깝게 접근한 소행성이 뒤늦게 밝혀졌다”고 발표했다. 소행성 ‘2020 QG’가 지난 일요일 지구와 2950km 떨어진 상황에서 남인도양 상공을 지나갔다는 것이다. 지구와 달의 거리는 약 38만km이다. 2950km 떨어져 지구를 스쳐 지나간 ‘2020 QG’는 지구와 달의 거리 128분의 1에 불과하다. 자칫 지구 중력에 이끌려 지구 대기권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이번 소행성은 SUV 크기로 작아 대기권으로 침입했더라도 불타 없어졌을 것으로 분석됐다.

NASA의 설명부터 확인해 본다.

“SUV 크기의  바위가 지난 주말(8월 16일) 우리 행성을 스쳐 지나갔다. NASA가 지원하는 소행성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지구 근접 천체(Near Earth Asteroids,  NEAs)는 늘 지구를 스쳐 지나간다. 다만 이번에 지나간 소행성은 지구와 2950km 떨어져 지나갔고 이는 기록상 가장 가까운 거리이다.”

기록상 지구와 가장 가깝게 접근했음에도 당시에는 그 사실을 몰랐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넓고 넓은 우주에서 지구로 돌진하는 소행성은 무수히 많다. 이번처럼 앞으로도 지구로 침입하는 소행성을 사전이 파악할 수 없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태양계에서는 화성과 목성 사이에 소행성대가 있다. 명왕성 넘어 카이퍼벨트에도 소행성이 무척 많다. 이 소행성이 중력 이상으로 태양계 행성 쪽으로 방향을 틀 때가 있다. 언제, 어느 순간 지구를 스쳐 지나갈지 모를 일이다.

NASA 측의 추가 설명을 계속 들어보자. 

“이번 ‘2020QG’ 소행성은 그 크기가 3~6m 정도에 불과했다. 만약 지구에 떨어졌다 하더라도 지구 대기권에서 불타 없어졌을 것이다. 이 같은 일은 매년 몇 차례씩 일어난다. ‘2020 QG’ 크기의 소행성은 우주에 수천만 개 있다. 이 작은 소행성은 지구에 가깝게 다가오기 전까지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지구 근접 천체 대부분은 지구와 달보다 더 먼 거리에서 안전하게 지나간다.”

소행성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에게는 이번 같은 이벤트에 관심이 매우 높다. 그 이유를 폴(Paul Chodas) NASA 박사는 이렇게 해석한다. 

“작은 소행성이 이렇게 짧은 거리로 지구에 다가오는 것은 정말 기대되는(cool) 일이다. 지구 중력이 이 소행성의 궤도를 구부리는 것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분석한 것으로 판단해본다면 지구 중력으로 ‘2020 QG’ 소행성은 약 45도 정도 회전한 것으로 진단됐다.” 

이번 소행성의 비행 속도는 초속 12.3km 정도였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소행성은 지구에 가장 가깝게 접근한 뒤 6시간이 지나 그 실체가 파악됐다. 

소행성 충돌을 다룬 영화를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지구로 다가오는 소행성의 존재를 뒤늦게 발견하면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피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밖에 남지 않은 상태를 영화를 강조한다. ‘아마겟돈’이란 영화에서 그 어려움을 이렇게 묘사한다. 

“지금 우리 예산으로서는 지구에 충돌 가능한 소행성의 4%만 파악이 가능할 뿐입니다.”

실제 지구 근접 천체 모두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미국 의회는 2005년 그 크기가 지름 140m 이상인 지구 근접 소행성의 90%를 찾는 목표를 설정했다. 이 정도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면 인류의 멸종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이는 달리 표현하자면 140m 이하 크기의 작은 소행성은 감시 체계에서 벗어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구를 파괴하고 인류를 멸종시킬 수 있는 원인은 무척 많다. 그중 소행성 충돌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기후변화와 함께 우주에 대한 감시 체계도 각국이 협력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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