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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종오 Aug 23. 2020

지구에 ‘비극의 강’이 흐르고 있다

[기후변화 WITH YOU] 해수면 상승, 20세기 더 빨라져


'비극의 강'

인류를 위협하다

그린란드 빙상 사이로 녹은 물이 강이 돼  흐르고 있다. [사진=NASA]

       

지구에 거대한 강이 만들어지고 있다. 이 강을 ‘비극의 강’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강이 아니라 인간 활동 등에 따른 온실가스 증가, 지구 가열화로 녹은 빙상이 만든 강이기 때문이다. 이 ‘비극의 강’의 종점은 바다이다. 모든 강이 바다로 흘러가듯이 이 강도 다르지 않다. ‘비극의 강’이 곳곳에 형성되면서 그 물이 바다로 빠르게 흘러가고 있다. 이 때문에 해수면이 급상승하고 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기후변화 측은 최근 그린란드 빙상 사이를 흐르는 ‘녹은 빙하(meltwater)’가 빙상 사이로 빠르게 흘러가는 항공사진을 공개했다. 하얀 설원 사이로 흐르는 푸른 강이 보기에는 무척 아름다워 보인다. 이 아름다운 모습에 지구의 비극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면 그 심각성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그린란드에서 녹은 빙하와 지구 가열화는 지구 해수면 상승에 3분의 2 정도의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파악됐다. NASA 기후변화 측은 “1900년 이후로 지구촌 해수면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수면 상승이 정확히 어느 정도 속도로 얼마만큼 일어나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첨단 장비가 필요하다. 이미 지상 관측소와 인공위성을 이용한 관측이 이뤄지고 있다. 여기에 NASA를 비롯해 관련 연구기관들은 새로운 관측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지금까지 해수면 상승의 원인에 대한 많은 부분은 밝혀졌다. 빙하와 빙상이 녹으면서 그 물이 바다로 흘러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구 가열화로 물이 팽창한 것도 한 원인이다. 물론 해수면 상승을 지연시키는 것도 있었다. 1970년대 전 세계적으로 이뤄졌던 댐 건설이 그중 하나이다. 인공적으로 만든 댐은 물이 바다로 흘러가는 것을 늦춰주는 역할을 한다. 

해수면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해수면 상승에 대한 그동안 추정치와 관측자료의 불일치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NASA 기후변화 측은 최근 새로운 연구 방법을 내놓았다. 과거의 측정자료에 대한 새로운 통찰력을 얻음으로써 과학자들은 각 요인이 해수면 상승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미래에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더 잘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수면 상승 가팔라

지구촌 해안 도시 위협

1900년 이후의 해수면 상승 곡선. [자료=NASA]


그중 하나가 최근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내놓은 홍수 보고서이다. NOAA는 최근 보고서에서 빠르게 상승하는 해수면이 지난 20년 동안 미국 해안 지역의 홍수 사건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앞으로 해수면이 계속 높아지면서 더 광범위하게, 더 자주 홍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우리 일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매우 큰 달인 ‘슈퍼문’이 뜰 때 해안 지역의 해수면은 급상승한다. 이 때문에 슈퍼문이 뜰 때마다 조석 간만의 차로 해안 지역은 늘 경계해야 한다. 해수면이 높아지면서 바다로 흘러가야 할 물이 정체되고 이는 곧바로 강의 수위를 높여 홍수를 불러일으킨다는 설명이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는 최근 1900~2018년까지 해수면 상승 원인을 재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인공위성 자료까지 총동원해 분석한 결과 해수면 상승의 원인을 평가하는 방법이 향상됐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1970년대 이전까지는 조석간만의 차를 측정하는 ‘검조기’가 해수면 상승을 평가하는 장비로 활용됐음을 확인했다. 또 산악지대 빙하 녹은 물이 바다에 많이 유입되면서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끼쳤는데 앞으로 그 영향은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그린란드 빙상 붕괴가 1940년대 이전의 해수면 상승에 큰 영향을 줬다는 것도 밝혀냈다.

종합한 결과 해수면 상승은 1900년 이후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해석됐다. 빙하와 그린란드 빙상이 주요 원인이었다. 1970년대에는 전 세계 곳곳에 댐이 건설되면서 해수면 상승은 조금 정체된 것으로 풀이됐다. 현재는 빙상과 빙하가 녹고 있고 지구 가열화로 물이 팽창하면서 해수면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분석됐다. 

1990년대 이후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이 빠르게 녹고 열팽창이 이어지면서 해수면 상승을 가속화시켰다는 점이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 측은 “지구 기후는 계속 가열되고 있고 이 에너지를 바다가 흡수하면서 물의 양을 팽창시키고 있다”며 “빙상 손실과 열팽창이 해수면 상승 원인의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히말라야 등 산악지대 빙하 녹은 물이 20% 정도라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1900~2018년 사이 해수면은 매년 1.6mm씩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세기 들어서면서 그 어느 때보다 해수면 상승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

NASA 측은 해수면 상승을 측정하는 관련 위성(GRACE, GRACE-FO 등)을 통해 정확한 해수면 상승 정도를 파악하고 있다. 해수면 상승은 지구촌 해안 도시에 직접적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미래에 그 상승 정도가 어느 정도일지 알아보는 것은 생존과 직결돼 있다. 우리나라도 부산, 강릉, 인천 등 해안에 도시가 많다. NASA 측은 “1970년 이전 데이터에는 정확성이 떨어지는 측면이 없지 않다”며 “지금은 지상 관측과 인공위성 자료, 전문가들의 다양한 연구가 종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그린란드와 남극 빙상의 역할, 산악지대 빙하 등 여러 요인을 분석해 더 정확하고 미래를 예상할 수 있는 데이터에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반도의 밤. 해안에 불빛이 집중돼 있다. [사진=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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