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소 행성을 사랑했던’ 돈(Dawn) 탐사선

[스페이스 WITH YOU]임무 종료 앞두다

by 정종오


돈 탐사선.jpg 세레스에 접근하고 있는 돈 탐사선.[사진제공=NASA]


동트는 시간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모든 게 잠들어 있는 시간. 나 홀로 깨어 어둠도 아닌, 밝음도 아닌 새벽을 좋아하는 이들이 존재합니다. 세상은 고요하고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나만의 세계. 잊고 있던 옛 추억도 떠오르고,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온갖 생각이 샘 솟아나는 시간입니다.


우주의 95%는 ‘암흑물질과 에너지’로 구성돼 있습니다. 말 그대로 ‘암흑(DARK)’입니다. 보이지도 만져지지도 느낄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텅 빈 공간은 아닙니다. 분명 뭔가 있는데 아직 인류의 과학 수준으로는 해석이 불가능합니다. 우주를 파악하는 게 힘든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동트는 시간처럼. 조용히 일어나 기적 같은 성과를 보인 탐사선이 있습니다. 새벽을 달려 우리가 볼 수 없었던 세상을 보여줬던 탐사선. 돈(Dawn)입니다.


동트는, 새벽 같은

돈(Dawn) 탐사선의 11년


돈(Dawn) 탐사선이 있습니다. 태양계 초기 시스템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연구하는 임무를 맡았습니다. 태양계 행성 과학에 대한 새로운 연구 결과,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했습니다. 돈 탐사선이 행성 과학 발전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고 이제 임무 종료 시점으로 향해 중입니다. 돈 탐사선은 11년 동안 두 개 천체에 대한 이미지는 물론 탐사선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도 놀라운 성과를 보였습니다.


돈 탐사선은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 벨트에 있는 소행성인 베스타(Vesta)와 왜소 행성인 세레스(Ceres)를 탐험했습니다. 이 두 천체는 소행성 벨트에서 차지하는 질량이 45%에 이릅니다. 현재 돈 탐사선은 핵심 연료인 ‘하이드라진(hydrazine)’이 거의 바닥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연료가 모두 없어지면 2018년 9월과 10월 사이에 돈 탐사선은 지구와 연락이 끊길 것으로 전망됩니다. 돈 탐사선은 현재 세레스를 공전하고 있는데 지구와 연락이 끊긴 뒤에도 약 십 년 이상 세레스를 조용히 공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조용한 공전

지구와 연락 끊겨


로리 글레이즈(Lori Glaze) NASA 행성과학부 부장 대행은 “돈 탐사선과 이별하는 것은 매우 슬픈 일”이라며 “우리는 그동안 돈 탐사선이 보내준 많은 데이터와 연구 성과를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로리 글레이즈 부장은 “돈 탐사선은 두 개의 작은 소행성을 탐사하면서 수많은 과학적 비밀을 풀어냈다”며 “특히 두 개의 소행성을 차례로 공전하면서 탐험하는 기념비적 성과를 만들었다”고 강조했습니다. 돈 탐사선은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도 훌륭한 업적을 창출해냈습니다. 우주과학 역사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돈 탐사선은 2007년 9월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 기지에서 발사됐습니다. 델타 II 로켓에 실려 우주로 향했습니다. 2011년에서 2012년까지 돈 탐사선은 소행성 베스타를 탐험했습니다. 베스타의 크레이터와 협곡, 산까지 찍어 지구로 전송했습니다. 이어 2015년 돈 탐사선은 왜소 행성이었던 세레스에서 얼음 화산과 신비한 밝은 점을 발견했습니다. 이 밝은 점은 뒤에 과학자들의 분석 결과 세레스 내부로부터 나오는 소금물 노출에 의한 소금 퇴적물이란 게 확인됐습니다.


마크 레이먼(Marc Rayman) NASA 제트추진연구소 박사는 “돈 탐사선의 위대한 유산은 두 개의 소행성을 잇달아 탐사했다는 사실”이라며 “돈 탐사선은 그동안 우리가 볼 수 없었던 소행성 벨트에 대한 외계 세상을 자세히, 그것도 상세히 보여줬다”고 평가했습니다.


추진 시스템 진보

더 멀리, 더 빠르게


돈 탐사선은 소행성 벨트에 있는 천체 두 개에 대해 순차적으로 공전한 유일한 탐사선입니다. 두 개의 소행성을 공전한 것도 신기록입니다. 이 같은 일이 가능했던 것은 돈 탐사선의 독특한 추진 시스템 때문입니다. 돈 탐사선은 이른바 ‘이온 추진(ion propulsion)’ 시스템을 사용했습니다. 이온 추진 시스템은 연료 효율이 높습니다. 기존 엔진과 비교했을 때 10배 이상의 추진력을 얻는 것은 물론 오랫동안 사용이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2007년 발사했음에도 11년 동안 탐사 임무는 물론 두 개의 천체를 순차적으로 탐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이죠. 이 같은 돈 탐사선의 성공적 임무 완성은 앞으로 우주 추진 시스템 발전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캐롤 레이몬드(Carol Raymond) NASA 제트추진연구소 박사는 “돈 탐사선이 지구로 보내는 데이터를 분석해 보면 베스타와 세레스가 어떻게 형성됐고 어디서 만들어졌으며 어떤 진화 과정을 거쳤는지를 알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우리는 태양계의 다른 천체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세레스 지표면에서 과학자들은 예전 대양의 화학적 성분을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세레스의 표면 전체가 온전히 그동안의 역사를 담고 있었다는 것이죠.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세레스 지표면 아래에 여전히 액체가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돈 탐사선은 또한 세레스의 에르누테트(Ernutet) 크레이터 지역에서 풍부한 유기분자를 발견했습니다. 유기분자는 생명체를 구성하는 기본입니다. 물론 세레스의 유기분자가 생물학적 과정을 거쳤는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굿바이~ 돈 탐사선!’

세레스 위성 되다


돈 탐사선은 조만간 세레스 지표면으로부터 약 35km 떨어진 상태에서 공전할 예정입니다. 지구에서 보통 비행하는 고도의 3배 정도에 불과합니다. 연료가 다 떨어지고 지구와 연락이 끊기면 돈 탐사선은 어떻게 될까요. 전문가들은 카시니의 운명을 답습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토성 탐사선이었던 카시니 호는 2017년 9월 15일 토성 대기권과 충돌해 최후를 맞았습니다. 인위적으로 지구에서 명령을 내려 파괴시킨 것입니다. 그대로 뒀다가는 토성 시스템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돈 탐사산은 세레스를 계속 공전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세레스는 대기권이 없습니다. 기술 전문가들은 돈 탐사선의 경우 앞으로 20년 이상은 계속 세레스를 공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해질녘으로 달려가는 돈 탐사선

https://youtu.be/Hth3nKGKTFc

[동영상 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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