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리도록 넓은 우주, 소행성은?”

[스페이스 WITH YOU]소행성 탐험 시대 열었다

by 정종오


2016년9월9일 오시리스 렉스 발사.jpg 2016년 9월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발사되고 있다.[사진제공=NASA]


인류의 소행성 탐험 시대가 눈앞에 다가왔습니다. 소행성은 인류에 묘한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공포의 대상이기도 합니다. 지구 대멸종 시기에 소행성 충돌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편 우주과학자들에겐 초미의 연구 대상입니다. 소행성은 태양계 초기에 만들어졌습니다. 이를 연구하면 태양계 형성의 비밀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류는 여전히 소행성 충돌이라는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6500만 년 전 멕시코 유카탄 반도에 소행성이 떨어지면서 공룡 멸종이란 참극이 빚어졌으니 말입니다. 지금도 지구에 접근하는 소행성은 무척 많습니다. ‘질리도록 넓고’ ‘질리도록 많다’는 게 현실입니다.

1998년 개봉했던 영화 ‘아마겟돈(Armageddon)’. 소행성 충돌이란 주제를 다룬 영화입니다. 아마겟돈은 신약에도 등장합니다. 요한계시록 16장 16절 ‘세 영이 히브리어로 아마겟돈이라 하는 곳으로 왕들을 모으더라’라고 쓰여 있습니다. 아마겟돈은 전쟁이 많이 일어난 특정 장소를 말합니다.

‘아마겟돈’ 영화는 달을 지나 카메라가 지구를 포착하면서 시작됩니다. 음악이 깔리면서 “한때 공룡의 천국이었던 푸르고 비옥한 지구!”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이어 화면에 지구로 향하는 소행성이 뒤쪽에서 서서히 등장합니다. 다시 “겨우 6마일짜리 우주 돌덩이가 그 운명을 바꿨다”라는 멘트가 이어집니다. 마침내 소행성은 지구와 충돌했고 시뻘건 폭발이 지구 전체로 뻗어나갑니다. “태양광선이 통과할 수 없는 먼지 막을 만들었다”는 해설이 등장합니다. 무려 “1000년 동안이나!”나 지속됐음을 영화는 강조합니다.


osirisrextagprint2016.jpg 오시리스-렉스가 베누에 도착해 샘플을 채취하는 상상도.[사진제공=NASA]

소행성 첫 착륙, 샘플 채취, 다시 지구로

오시리스-렉스의 ‘위대한 도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018년 8월25일(현지 시간) 특별한 소식을 전했습니다. NASA의 소행성 탐사선 ‘오시리스-렉스(OSIRIS-REx)’가 자신이 도착해야 할 소행성 ‘베누(Bennu)’를 처음으로 직접 포착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거의 2년 동안 비행 끝에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은 지난 8월17일 베누를 촬영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때 오시리스-렉스는 베누로부터 약 220만km 떨어져 있었습니다. 지구와 달 거리인 38만km의 약 6배 정도 되는 거리입니다. 오시리스-렉스가 주목받는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베누는 지구와 충돌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 때문입니다. 둘째, 오시리스-렉스는 소행성 베누에 착륙해 샘플을 채취한 뒤 지구로 다시 가지고 돌아오는 탐사선입니다. 소행성에 착륙하는 탐사선도 처음인데 다시 이륙해 지구로 돌아오는 소행성 탐사선이니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습니다. 오시리스-렉스는 2016년 9월 발사된 이후 약 18억km를 비행했습니다. 태양과 지구 거리인 1억5000만km의 12배에 이르는 거리입니다. 여전히 장비에는 문제가 없음이 확인됐고 계획대로 움직인다면 오는 12월3일 랑데부 지점인 베누 소행성이 도착합니다. 소행성은 과학자에게는 물론 지구촌 누구에게나 관심 사항입니다. 지구와 충돌 가능한 소행성이 우주 공간을 날아다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직 그 숫자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지구와 충돌 가능한 소행성은 또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인지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오시리스-렉스에 과학자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샘플을 분석하면 태양계 구성의 비밀을 풀 수 있는 열쇠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소행성에 대한 더 많은 지식을 가질 수 있습니다.

이번 오시리스-렉스 탐사 임무는 소행성 충돌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는 길을 찾기 위한 목적도 있습니다. 영화 ‘아마겟돈’에서도 소행성 파편이 지구 곳곳에 떨어지면서 큰 피해가 발생하자 미국 대통령이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을 타고 이동하면서 NASA 책임자에게 묻습니다.

“소행성 오는 것이 관측이 안 됐단 말인가?

이에 NASA 책임자는 이렇게 답합니다.

“300만 달러의 예산으로는 지구의 3%밖에 감시 못합니다. 정말 질리도록 넓은 게 문제죠.”

지구 충돌 가능성이 높은 소행성을 모두 파악할 수는 없습니다. 우주는 정말이지 ‘질리도록 넓고’, 여기에 ‘질리도록 많은’ 소행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관련 동영상] 오시리스-렉스 임무는?

https://youtu.be/kcgdNg8vmho


애리조나대학의 단테 로레타(Dante Lauretta) 오시리스-렉스 책임 연구원은 “현재 오시리스-렉스는 베누를 직접 관찰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가까워졌다”며 “이를 통해 이후 몇 달 동안 연구팀은 베누 크기, 모양, 지표면 형태 등을 연구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오는 12월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베누에 도착할 때까지 주변 환경을 세밀히 분석해 놓겠다는 것입니다. 이 데이터가 모아지면 오시리스-렉스가 착륙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오시리스-렉스는 베누에 도착한 이후 처음 한 달 동안은 베누 북극과 적도, 남극 등을 근접 비행할 계획입니다. 이때 베누로부터 거리는 고작 7~19km에 불과합니다. 이 정도 거리라면 매우 정확하게 베누 질량과 지표면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리치 번스(Rich Burns) 오시리스-렉스 프로젝트 매니저(NASA 고더드우주비행센터 박사)는 “베누는 낮은 중력을 가지고 있다”며 “오시리스-렉스는 약 500m 크기 소행성을 공전하는 첫 번째 탐사선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020년 7월 초에 오시리스-렉스는 베누에서 샘플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이후 샘플을 캡슐에 고이 저장해 2023년 9월 유타 사막에 도착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오시리스-렉스가 찍은 지구.png 오시리스-렉스가 찍은 지구.[사진제공=NASA]

베누로 떠나기 전 오시리스-렉스

지구 사진 찍어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은 2017년 9월22일 지구에 가깝게 접근했습니다. 당시 오시리스-렉스는 지구 중력 도움으로 가속도를 내면서 소행성 베누로 향했습니다.

오시리스-렉스는 이때 지구를 찍었습니다. NASA 측은 2017년 9월26일 "탐사선에 탑재돼 있는 카메라가 지구중력 도움을 받은 몇 시간 뒤에 지구를 찍었다"며 "태평양이 한눈에 들어오는 사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시리스-렉스 탐사선이 포착한 사진 왼쪽 아래에 호주가 보입니다. 오른쪽 위쪽으로는 미 서부 지역이 담겼습니다.


소행성 지구와 충돌?

그 피해 상상할 수도 없어


1908년 6월30일 오전 7시쯤. 중앙시베리아 퉁구스카 지역에 소행성이 떨어졌습니다. 60~190m 정도의 소행성이 5~10㎞ 상공에서 폭발해 2000㎢의 숲이 황폐화됐습니다. 인구 밀집지역이 아니어서 알려진 사상자는 없었습니다.

지구는 언제든 소행성과 충돌할 위험성을 안고 있습니다. 유엔은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매년 6월 30일을 '국제 소행성의 날'로 지정했습니다. 러시아 퉁구스카 지역에 소행성이 떨어진 날이고 당시 소행성 충돌의 폭발력은 히로시마 원자폭탄의 185배에 달했습니다.


지구와 달 사이로 뛰어드는

소행성도 많아


2017년 10월 12일 작은 크기의 소행성이 지구에 매우 가깝게 접근한 적이 있습니다. 지구에 약 4만2000㎞까지 다가섰습니다. 이는 지구와 달의 거리인 38만㎞의 약 9분의1에 불과한 거리입니다. 지구와 달 사이를 지나가고 통신위성 공전 고도의 바로 위쪽일 만큼 근접했습니다. 이처럼 지구와 달 사이로 뛰어드는 소행성도 존재합니다.

'2012 TC4(TC4)'로 부르는 당시 소행성 크기는 약 15~30m 정도였습니다. 이 소행성은 2012년 발견됐습니다. 유럽우주기구(ESA)는 8m짜리 조리개망원경을 이용해 2017년 7월 TC4를 다시 찾아냈습니다. 이후 전 세계 관찰자들이 이 천체를 실시간으로 추적하면서 데이터를 공유했었습니다.

당시 마이클 켈리(Michael Kelley) NASA 박사는 "TC4를 통해 소행성 추적자들은 소행성을 탐지하는 네트워크에 대해 시험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제 지구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소행성을 사전에 파악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커버 이미지는 1998년 개봉한 ‘아마겟돈’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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