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몰랑’ 북극의 눈물

[기후변화 WITH YOU]북극 연구 협력 네트워크 절실하다

by 정종오
DSC_0353.JPG 2015년 9월 북극해의 해빙. 빙권에 대한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오고 있다.


"북극에 유례 없는 변화가 오고 있다. 북극 생태계가 위기를 맞고 있다.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도 영향을 미친다. 북극 변화는 전 세계 기후 시스템에 치명적이다. 해수면 상승도 피할 수 없다."


세계기상기구(WMO)가 현재 북극 변화를 두고 내놓은 진단입니다. 한 마디로 ‘북극의 유례없는 변화가 지구촌을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후변화는 사기!"라며 ‘혼이 비정상적 이야기’만 반복 중입니다. 다른 나라도 다르지 않습니다. 북극이 죽어가는 마당에 북극 자원 개발, 북극 영역 확대 등 자기잇속만 챙기는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아몰랑(아, 나도 모르겠어!)’입니다. 그 사이 북극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북극 변화의 심각성을 공유하기 위한 두 번째 ‘북극과학장관회의’가 지난 25~26일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습니다. 이 자리에서 참석 국가들은 북극 연구의 미래 숙제, 국제적 공조와 협력에 대한 논의를 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과학 장관은 물론 연구원과 북극 연구에 적극 나서고 있는 국제단체까지 참석했습니다. 첫 번째 북극과학장관회의는 2016년 미국 백악관 주최로 열렸습니다. 당시 첫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북극 연구 집중화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국제 협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장기 목표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자국 이익을 버리고 글로벌 공동체 전선으로 나서자는 선언이었습니다.


이번 베를린 북극과학장관회의는 유럽연합, 독일, 핀란드가 주최했습니다. 핀란드는 북극이사회 의장국이기도 합니다. WMO는 북극이사회 옵서버(observer) 자격을 갖고 있습니다. WMO는 이번 회의의 과학 포럼에 참여했습니다. 과학포럼에서 세 가지 주요 주제를 선정했습니다.


첫째, 북극 관측을 강화하고 통합하고 지속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북극 데이터 접근을 향상시키고 북극 연구 인프라를 공유하자는 것도 포함됐습니다. 둘째, 북극 변화에 대한 지구촌, 지역적 역동성을 이해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습니다. 셋째, 북극 환경과 사회에 대한 취약성 부분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주문이 있었습니다.


이 같은 세 가지 주제 선정은 거꾸로 판단한다면 그동안 이에 대한 연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북극에 대한 인식 자체가 변해야 한다는 주문은 그래서 나옵니다. 북극은 각 나라마다 경계선이 뚜렷합니다. 주인이 없고 인류의 공동자산으로 남아있는 남극과 다릅니다. 북극의 변화가 급격하게 변하고 있음에도 국제 공조가 강력하게 이뤄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제 이 같은 흐름에 변화가 있어야 합니다. 각국의 이해를 따지기 전에 전 지구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 공조에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과학포럼에 참석한 페테리 탈라스(Petteri Taalas) WMO 사무총장은 "최근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에서도 ‘1.5도 특별보고서’를 내놓고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지적했다"며 "여름에 북극해에 해빙이 없는 가능성은 1.5도 이하 온도 상승일 때는 100년에 한 번인데 만약 2도 상승하면 10년에 한 번씩 일어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지구촌 평균온도 1.5도 이하 상승을 방어하지 못하면 북극해가 무너질 것이란 경고입니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만약 지구촌 온도가 2도 상승하면 북극은 5도 이상 수은주가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노르웨이 스발바르 제도의 경우 지구에서 가장 빠르게 온도가 상승하고 있는 지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북극은 지구 표면의 약 4%를 차지합니다. 인류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습니다. 겨울에는 온통 두꺼운 얼음으로 바다가 얼어붙어 접근이 쉽지 않았습니다. 북극에 대한 데이터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탈라스 사무총장은 "북극에 대한 데이터 부족과 예측 불확실성은 전 지구촌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빙권(Cryosphere)에 대한 정밀 연구가 매우 중요한 시점입니다. WMO는 ‘글로벌 빙권 감시 프로그램’을 통해 빙권에 대한 관측, 모니터링, 연구 시스템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빙, 빙하, 눈, 빙상은 물론 영구 동토층에 대한 연구 작업이 모두 포함됩니다. WMO는 이를 통해 북극 겨울과 여름에 대한 계절적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입니다. 무너진 뒤에 복원하기는 어렵습니다. 무너지기 전에 사태를 파악해야 합니다.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북극이 지금, 이런 상황입니다.


Screen_Shot_2018-10-25_at_11_16_33.png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온도 상승이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자료제공=W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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