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 WITH YOU]생물 다양성 사라진다
지구가 죽어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지구는 지금 어떤 상황인지. 이대로 괜찮은지. 자연은 인류에게 이런 질문을 하고 있습니다. 인류의 소비를 위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끊임없이 인간은 지구를 파헤쳤습니다. 그 사이 숲과 습지는 사라졌습니다. 그곳에 살던 생물도 멸종됐습니다. 자연은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인류! 넌 우리(자연)를 위해 무엇을 했니?”
‘지구생명보고서 2018(Living Planet Report 2018)’을 읽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우리 지구가 지금 얼마나 절망적인지.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공감해야 합니다. 더 이상 미루다 가는 지구가 버텨내지 못합니다. ‘지구생명보고서’는 세계자연기금(WWF)과 런던동물학회(ZSL)가 격년으로 펴내는 ‘알림 보고서’입니다. 1998년 WWF는 과학적 평가와 연구를 근거로 지구 건강상태를 평가하는 지구생명보고서를 처음 발간했습니다. 20년 동안 전 세계 생물다양성을 추적해 왔습니다.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지구생명보고서 2018’은 최신 연구와 과학적 자료를 바탕으로 인류가 지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했습니다. 이번 보고서를 위해 학계, 정책, 국제 개발과 보전 기관 등 50명이 넘는 전문가가 참여했습니다.
자연이 매년 인류에게 주는 경제적 가치는 얼마일까요. 단순히 수치화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맑은 공기의 가치를 따질 수 있을까요? 1년마다 변하는 자연의 색깔은 또 계산할 수 있을까요. 쨌든 이번 보고서에서는 그 가치를 약 14경2000조원으로 판단했습니다. 우리나라 연간 총 예산은 약 470조원입니다. 우리나라 연간 예산의 302배에 이르는 가치를 자연이 인류에게 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생물 다양성은 매우 중요합니다. 메뚜기도 있어야 하고, 개구리도 있어야 하고, 뱀도 있어야 하고, 다람쥐도 있어야 하고, 살쾡이도 있어야 하고…생물 다양성은 인류 건강과 식량, 안전을 위해 필요합니다. 의약품에서부터 식량 생산에 이르기까지 생물다양성은 사회를 유지하고 인류의 안녕을 지키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입니다.
이번 보고서에서 WWF는 “모든 경제적 활동은 궁극적으로 자연에서 비롯된다. 전 세계적으로 자연에서 창출되는 경제적 가치는 무려 연간 125조 달러(약 14경2000조원)에 이른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인류는 지구를 대상으로 개발만 하는데 역점을 뒀습니다. 있는 그대로 자연을 즐기기 보다는 더 큰 이익을 위해 개발한 것이죠. 이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는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우선 무분별한 소비로 개발 과잉과 과도한 농업활동은 생물종 감소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토지황폐화로 육상생태계 75%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했습니다. 전 세계 약 3억 명 이상 인구 삶의 질을 떨어트렸습니다. 지구생명지수(LPI, Living Planet Index)를 보면 1970년에서 2014년 사이에 생물종 개체 수의 60%가 감소했습니다. 특히 열대지방에서 생물종 개체 수 감소가 두드러졌습니다. 중앙•남아메리카에서는 1970년 대비 89%, 담수 지구생명지수는 1970년 이래로 83%가 하락했습니다. 쉽게 말해 예전에 여기저기서 쉽게 볼 수 있었던 생물이 하나, 둘 멸종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심지어 ‘인류세’란 새로운 지질시대 이름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지구 역사에서 인류가 지구 환경에 큰 영향을 끼친 시기를 구분하기 위해 검토되고 있는 용어입니다. 인류세의 시작 시점으로는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한 1800년대 산업혁명이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50년쯤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인류세의 가장 큰 특징은 인간에 의한 지구 환경 변화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다른 생물종이 사라지고 궁극적으로는 인류도 멸망의 길로 접어들 것이란 진단이 들어있는 ‘우울한 용어’입니다.
‘Sustainable!’
최근 들어 가장 많이 인용되는 영어 단어입니다. ‘Sustainable Development(지속가능한 개발)’라는 말이 국제 용어가 됐습니다. UN에서도, 각국에서도 이 용어를 매우 자주 사용합니다. 사전을 찾아보면 ‘Sustainable’을 ‘(개발·자원 등이)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지속될 수 있는(이용할 수 있는)’이라고 설명합니다. 과연 이 말이 던져주는 의미는 무엇일까요. ‘지속가능한 개발’이란 말이 성립될 수 있을까요. ‘지속가능’과 ‘개발’은 상충되는 말입니다. 개발은 경제적 이익은 뒤따른데 자연을 파괴합니다. 이는 그 어떤 경우에도 피할 수 없는 운명입니다. 밭이 있는데 그 밭이 개발돼 아파트가 들어선다면 경제적 이익은 뒤따르는데 자연은 무너집니다. 이런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개발’이란 말은 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Sustainable’은 ‘지탱가능한’으로 고쳐 써야 합니다. 지구가 가진 자원은 한정적이기 때문에 지탱가능한 만큼 사용하는 합리적 선택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생물다양성 손실을 회복하려면 하나된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WWF는 “인구 증가에 따른 식량을 확보하고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2°C 이하로 억제하며 파괴된 자연을 회복해야 한다는 전 인류의 과제 앞에 우리는 그 해답을 찾기 위해 새로운 지구적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네이처(Nature) 학술지에 IUCN 레드 리스트(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and Natural Resources Red List) 에서 이미 위기에 처했거나 준위협 단계에 이른 8500개 이상의 생물종에 대한 분석 결과가 발표됐습니다. 1500년부터 식물, 양서류, 파충류, 조류, 포유류 포함한 생물종의 75%가 개발 과잉이나 농업으로 멸종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빠르게 증가하는 해상운송과 무역 관련 활동으로 유입된 외래종 증가도 위협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WWF 측은 “오랜 시간 생태계에 위협이 된 총, 그물, 불도저는 여전히 생물종 감소에 압도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쓴 ‘총균쇠’는 남아메리카 원주민들이 서구인의 ‘총과 세균, 쇠’등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전해줍니다. 지금은 ‘총과 그물, 불도저’가 생물 멸종에 큰 원인이라고 WWF는 지적합니다.
2018년 3월 생물다양성과학기구(IPBES, Intergovernmental Platform on Biodiversity and Ecosystem Services)는 ‘토지 황폐화 및 복원에 대한 평가(LDRA, Land Degradation
and Restoration Assessment)‘ 최신호에서 인류의 영향을 받지 않은 토지가 전 세계 토지 면적의 4분의1에 불과하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면적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감소해 2050년이 되면 전체 토지면적의 10분의1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중 습지가 토지 황폐화의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근대화 이전과 비교했을 때 전체 습지 면적의 87%가 사라질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인류가 지구 곳곳에 발을 뻗고 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