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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종오 Aug 10. 2018

숲 잃으면 모든 걸 잃는다

[기후변화 WITH YOU]'지구촌 캐노피' 아마존 죽어가고 있다

올해 배나무는 폭염과 가뭄으로 성장을 멈춰 버렸다.


우리 집 마당에는 배나무 두 그루가 있습니다. 매년 스물 개의 열매를 주는 과실나무입니다. 풍성하지는 않은데 우리 가족에겐 가을에 배를 수확하는 기쁨은 물론 열매까지 주는 소중한 나무입니다. 자연이 주는 선물이죠. 올해는 배나무가 무척 고통스러운 가 봅니다. 지금쯤이면 어른 주먹 크기만큼 자라야 할 열매가 골프공 크기에 그치고 말았습니다. 올해 심각한 폭염과 가뭄으로 성장을 멈춰 버렸습니다. 극심한 기후변화는 이처럼 우리 주변에 큰 영향을 끼칩니다. 

숲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줍니다. 울창한 숲에 들어가면 우선 기분이 좋습니다. 시원한 그늘과 맑은 공기가 조금씩 밀려들면서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줍니다. 눈에 들어오는 초록은 눈을 시원하게 합니다. 가끔씩 들려오는 새소리는 그 어느 노랫소리보다 아름답게 들립니다. 아마 이 세상의 동요와 시, 노래 중에는 숲을 주제로 한 것이 가장 많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요 중에는 이런 동요도 있습니다.     

   

정글숲을 지나서 가자 

엉금 엉금 기어서 가자 

늪지대가 나타나면은 

악어떼가 나올라 

악어떼~! <동요 ‘정글숲’ 중에서>     


또 시인은 이런 시로 숲을 그려 봅니다.       


내를 건너 숲으로 가자

고개 넘어 마을로 가자

어제도 가고 오늘도 갈

나의 길은 새로운 길

민들레 씨가 피고 산새가 울고 <윤동주 ‘새로운 길’ 중에서>    

 

숲은 인류가 태어나기 이전에 이미 지구에 존재했습니다.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는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는 매우 훌륭한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온실가스를 흡수해 신선한 산소를 제공하는 숲 없이 인류는 앞으로 생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런 숲이 지금 기후변화로 큰 고통에 직면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2005년 가뭄 등으로 아마존에서 키 큰 나무들이 죽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제공=NASA]


열대우림의 상징, 지구의 울창한 자연산 ‘캐노피’, 아마존이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마존은 울창한 숲과 온갖 생명체들이 살아가고 있는 곳입니다. 이 지역이 심각한 가뭄 등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습니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단일 시즌 가뭄이 끝난 뒤에도 숲의 탄소 흡수 기능이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 관련 연구팀은 최근 이 같은 연구 논문을 네이처 지에 발표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단일 시즌 아마존의 가뭄이 오랜 기간 동안 이 지역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첫 번째 연구 내용입니다.

NASA와 관련 연구팀은 인공위성의 레이저 레이더(lidar) 데이터를 이용해 2005년 가뭄 등으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지역 세 곳을 살펴봤습니다. 일반적 날씨가 진행될 때 아마존 숲은 내뿜는 것보다 대기 중에서 더 많은 탄소를 흡수합니다. 문제는 2005년 가뭄 이후입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탄소 흡수 기능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아마존은 지구에서 가장 큰 열대우림으로 그 크기는 약 6억 헥타르에 이릅니다. 엄청난 크기의 숲은 광합성 과정에서 인간이 만든 화석 연료 배출량의 10분의1에 해당하는 탄소를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치(Sassan Saatchi) NASA 제트추진연구소 박사는 "예전 패러다임으로 보면 인간이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더라도 아마존이 이 중 일부를 흡수하는 시스템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2005년, 2010년, 2015년 등 5년마다 반복된 심각한 가뭄으로 아마존이 이 기능을 점점 잃어가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사치 박사는 "생태계 시스템은 온난화와 일시적 가뭄에 매우 취약하다"며 "예전 패러다임이 아니라 현재의 패러다임은 탄소 흡수 기능이 떨어지면서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사치 박사는 우선 아마존에서 가뭄 기간 동안 나무들이 잎을 잃어가고 있는 모습을 목격했습니다. 사치 박사는 "아마존은 열대우림 지역이기 때문에 나무는 언제나 잎을 가지고 있다"며 "잎이 사라진다는 것은 이 지역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나무가 죽지 않고 버텨내더라도 탄소를 흡수하는 능력은 심각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다는 분석입니다.  

연구팀들은 가뭄으로 우선 키 큰 나무들이 고사했다고 밝혔습니다. 키 큰 나무들은 생존하기 위해 약 100피트(30m) 높이까지 물을 끌어 올려야 합니다. 심각한 가뭄은 이런 기능에 문제를 일으키고 결국 키 큰 나무는 죽음을 맞습니다. 이런 현상이 아마존 전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상에서의 관찰뿐 아니라 더 많은 데이터가 연구팀에게 필요했습니다. 사치 박사는 "아마존 숲 전체 기능을 상세히 알기 위해서는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했고 우리는 인공위성 데이터로 영역을 넓혀 나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아이스샛(ICESat) 위성에 탑재돼 있는 GLAS(Geoscience Laser Altimeter System)로부터 추출한 고해상도 라이더(lidar) 지도를 이용했습니다. 인공위성 데이터는 잎 손상 등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담고 있었습니다. 연구팀은 인공위성 데이터를 통해 가뭄으로 캐노피(canopy) 높이에 심각한 손상이 있었음을 확인했습니다. 캐노피란 숲의 나뭇가지들이 지붕 모양으로 우거진 모습을 의미합니다. 가뭄이 매우 심각한 지역의 경우 0.88m 정도 캐노피 높이가 줄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입니다. 사치 박사는 "아마존에 심각한 가뭄이 계속된다면 아마존은 현재의 열대우림에서 열대 건조 숲(dry tropical forest)으로 바뀔 것"이라며 "이는 숲의 탄소 흡수량이 크게 줄어드는 것은 물론 생물 다양성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인공위성이 파악한 아마존 가뭄 데이터. 가뭄 심각(붉은 색), 중간(오렌지), 조금(노란색) 등으로 표시돼 있다. 초록색은 가뭄이 없는 지역이다.[자료제공=N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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