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윽한 향기 속으로, 봄과 여름 경계

[자연 WITH YOU] 달맞이꽃과 양귀비와 인동초와 문빔으로

by 정종오
20200606_082202.jpg 양귀비와 분홍 달맞이 꽃. 봄과 여름의 경계를 넘고 있다.

정확히 언제인지 기억은 없다

다만 옆집 아이가 시를 썼다

제목은 봄

아이에게 봄은 이렇게 다가왔다

"봄이다.

이젠 씨를 뿌릴 때이다"

한참 웃었다

한참 느꼈다

한참 슬펐다

한참 울었다

봄이 왔다


20200606_082333_HDR.jpg 양귀비 꽃이 한창이다.
20200606_082418.jpg 소나무 뒤 달맞이꽃이 노랗다.


봄은 향기로 다가온다

그윽한 향기가

콧속으로

폐속으로

입속으로

귓속으로

밀려들어 참을 수 없는

아찔함을 느낄 때

봄이 왔다


20200606_082451.jpg 이제 시작이다. 문빔 한 꽃잎 터트려졌으니 곧이어 줄줄이 터진다.

달맞이꽃, 문빔(moonbeam)

노랗다

달빛에서 그 빛 더한다

문빔은 '애기 코스모스'로도 부른다

한 꽃잎 터트리면

달빛처럼 한꺼번에 쏟아진다

씨를 뿌리는 봄처럼

그 빛 눈부시지 않다

그윽한 빛 속에

그윽한 향기 담아 바람에 실려 보낸다

여름이 오고 있다

20200606_082230.jpg 분홍 인동초는 꽃이 화려하다
20200606_082302.jpg 노란 인동초는 향기 강하다.

그윽하다 못해 짜릿한 향기 내뿜는

인동초

노랑과 분홍이 어우러져 봄을 알린다

노란 인동초는 분홍보다 향기 더 강하다

분홍 인동초는 노랑보다 더 많은 꽃을 피운다

앉아 있는 식탁 위로

흐르는 봄 시간 위로

인동초 향기 몰려오면

눈은 자동으로 감기고

뇌는 냄새 좇아

추억 여행을 떠난다

여름이 왔다는 것을 안다

20200606_082347.jpg 달래 꽃이 다가오는 여름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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