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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종오 Jun 06. 2020

그윽한 향기 속으로, 봄과 여름 경계

[자연 WITH YOU] 달맞이꽃과 양귀비와 인동초와 문빔으로

양귀비와 분홍 달맞이 꽃. 봄과 여름의 경계를 넘고 있다.

정확히 언제인지 기억은 없다

다만 옆집 아이가 시를 썼다

제목은 봄

아이에게 봄은 이렇게 다가왔다

"봄이다.

이젠 씨를 뿌릴 때이다"

한참 웃었다

한참 느꼈다

한참 슬펐다

한참 울었다

봄이 왔다     


양귀비 꽃이 한창이다.
소나무 뒤 달맞이꽃이 노랗다.


봄은 향기로 다가온다

그윽한 향기가

콧속으로

폐속으로

입속으로

귓속으로

밀려들어 참을 수 없는 

아찔함을 느낄 때

봄이 왔다     


이제 시작이다. 문빔 한 꽃잎 터트려졌으니 곧이어 줄줄이 터진다.

달맞이꽃, 문빔(moonbeam)

노랗다

달빛에서 그 빛 더한다

문빔은 '애기 코스모스'로도 부른다

한 꽃잎 터트리면

달빛처럼 한꺼번에 쏟아진다

씨를 뿌리는 봄처럼

그 빛 눈부시지 않다

그윽한 빛 속에 

그윽한 향기 담아 바람에 실려 보낸다

여름이 오고 있다   

  

분홍 인동초는 꽃이 화려하다
노란 인동초는 향기 강하다.

그윽하다 못해 짜릿한 향기 내뿜는 

인동초

노랑과 분홍이 어우러져 봄을 알린다

노란 인동초는 분홍보다 향기 더 강하다

분홍 인동초는 노랑보다 더 많은 꽃을 피운다

앉아 있는 식탁 위로

흐르는 봄 시간 위로

인동초 향기 몰려오면

눈은 자동으로 감기고 

뇌는 냄새 좇아

추억 여행을 떠난다

여름이 왔다는 것을 안다  

달래 꽃이 다가오는 여름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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