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 범섬 본섬 앞 수심 10m,
처음 봤을 때, 가시 빠진 보라성게라 생각했습니다.
조그만 자갈과 해조류로 위장하고 있는 방패연잎성게 바로 옆에 주발성게가 비슷하게 위장하고 있더군요.
서귀포 범섬 바닷속을 다이빙하다 만난, 처음보는 성게류입니다.
제주 바다에서 간혹 발견된다고 하는데, 최근 '주발성게'를 봤다는 다이버 이야기를 저도 들었습니다.
주발성게 Toxopneustes pileolus (Lamarck, 1816)
국립생물자원관 자료를 보니 ‘주발성게’라고 합니다. '주발'은 놋쇠로 만든 밥그릇이고 위가 약간 벌어진 모양입니다. 주발성게의 끝 부분이 마치 밥주발처럼 넓게 벌어져 있습니다. 인터넷 자료는 '나팔분홍성게'라 합니다. 수국 꽃을 닮아 '수국성게'라는 별칭도 있네요. 서태평양의 열대 연안과 인도양 동부에 분포하는 독성이 아주 강한 성게류입니다.
그런데, 주발성게는 절대 만지면 안됩니다.
호기심에 맨 손으로 분홍색 독선을 만졌다면, 곧바로 서귀포의료원으로 실려 갔을겁니다.
맹독에 의한 사망사고도 보고된 바 있습니다.
최근 제주 남쪽바다, 기후위기가 초래한 쿠로시오 난류의 가파른 수온상승으로 서귀포 문섬과 범섬 일대에 새로 유입된 해양생물이 자주 관찰됩니다. 한반도 기후위기의 징후는 제주 바다로부터 찾아 옵니다.
그런데, 너는 또, 누구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