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후면 ‘제주 해녀’라는 생물종의 90%는 지구 상에서 멸종한다.
제주 해녀는 1970년대 14,143명, 1980년대 7,804명, 2000년 5,789명, 2020년 3,613명으로 크게 줄었다. 지금 현재, 60세 이상이 89.2%, 70세 이상이 59%나 차지한다. 앞으로 20년 후면 제주 해녀의 대략 90%가 80세 이상의 나이가 될 것이고 물질이 불가능하다. 해양수산부 국가주요어업유산, 문화재청 무형문화재,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재로 등재되어 있지만, 제주 해녀어업의 보전과 복원, 전승은 어려울 것이다. 제주의 멸종위기종 1호를 꼽으라면 단연, 제주 해녀일 것이다.
물소중이를 입었던 예전 상군 해녀는 30미터 물속을 한숨에 들어가 ‘바당 물건’을 하고 숨비소리를 내쉬었다. 바다에 나와서는 애기구덕에 물애기를 이고 밭일을 했다. 봄, 여름은 톳, 감태, 우뭇가사리를 걷고 나머지는 소라, 전복을 캤다. 잠수병으로 귀가 멀고 무릎 연골이 닳았다. 제주 바다를 이만큼 지켜낸 것은 제주 해녀의 덕이 크다. 얼마 전 만난 물질 중인 제주 도두, 이호동 늙은 할망 해녀를 만났다. 기껏해야 수심 5미터 잠수도 버거웠다. 대략 3시간 물질에 감태와 우뭇가사리 한 망사리 정도 건졌다. 고된 노역이다. 바다와 더불어 보냈던 그들의 청춘은 경이롭고 존경스럽다.
제주 바다 소유권을 둘러싼 분쟁이 여기저기 들린다. 해루질, 다이버들과의 마찰. 안덕 해녀는 밤마다 물 빠진 바다에 나가 해루질을 경계한다. 강정 해녀는 제주해군기지 유치 도장을 제일 먼저 찍었다. 우도 해녀는 우도봉 아래 명승지 ‘톨칸이’에 훈데르트바서 리조트에 동의하고 합의금을 받았다. 서귀포 해녀는 서귀포항 동방파제를 이용하는 다이버에게 연간 사용료를 받는다. 삼양 해녀는 삼양화력발전소 증설로 물건이 안 난다며 한숨을 쉬었다. 큰 소라는 사라진 지 오래고 젓갈용 소형 소라를 채취로 생계를 이었다. 신도와 영락 해녀는 광어양식장 배출수 주변에서 물애기 주먹 만한 소라를 잡고 있으니 참,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