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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호정원 파란 Jun 27. 2021

참치 대란

기후위기와 참다랑어

99kg 참다랑어가 kg 당 2만 원에 낙찰되었다


노량진시장 경매사들은 ‘참치 대란’이라고 불렀다. ‘노량진 유투버들’은 경쟁적으로 새벽 경매장에서 참다랑어를 구입해 구매 리뷰, 음식 시연을 sns에 올렸다. 6월 10일부터 대략 보름 동안 25톤의 참다랑어가 노량진시장에 풀렸다. 참다랑어는 속초, 동해, 삼척, 임원, 죽변, 후포, 강구, 축산, 포항 등 동해안 일대에서 잡힌 것이다. 10kg 안 되는 1년생 어린 것들은 kg당 3천 원, 50kg 이상되는 성체는 kg당 1만 5천 원 정도에 팔렸다.  


6월 중순 이후 노량진 시장에 경매된 참다랑어는 속초, 동해, 삼척, 포항 등 동해안에서 잡힌 것들이다


참다랑어가 한반도 바다에서 잡히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었다. 그렇기에 참다랑어 양식을 적극 연구했고, 제주도와 통영 욕지도에서 인공 양식이 시작된 게 2010년도 중반이었다. 그런데 올해 3월, 고등어 선단 12척이 제주도에서 참다랑어 66톤을 잡았다. 로또라 부를 정도의 횡재였고 흥미로운 뉴스거리였다. 오늘 노량진시장에서 본 풍경은 한반도 어종의 변화를 유추할만한 단서를 제공한다. 아열대 어종인 호박돔과 두줄촉수, 아홉동가리가 잡어 상자로 팔린다. 참다랑어를 동해안에서 잡는 것은 이제 일상처럼 느껴진다. 예전에 없던 일이다. 추측컨데, 수온이 올라가는 9월까지 동해안 참다랑어 어획량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앞으로 고등어 선단은 참다랑어 선단으로 본격 전환할지도 모를 일이다.     


노량진 '참치 대란'


동해안 참다랑어의 등장은 기후위기의 징후다. 빠르게 오른 한반도 수온은 참다랑어의 서식지를 빠르게 북상시키고 있다. 과도한 산업화로 배출된 온실가스는 기후변화, 해양의 저산소 현상을 일으켰고 대형 어류인 참치와 고래에 특히,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참치는 국제적 남획으로 1960년대에 비해 약 97.4%나 감소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기후위기로 멸종의 길을 가고 있다. 우리가 즐겨 찾는 참다랑어, 눈다랑어는 이미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이런 상황에서 동해안 참다랑어의 등장은 반가운 일이 아니다. 수산시장의 활력을 불렀다며 마냥 즐거워할 일이 아니다.


노량진시장 경매장에 나온 아열대 어종인 두줄촉수


우리는 어쩌면, 기후위기와 남획으로 사라지는, 마지막 참다랑어를 만나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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