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회로들을 켜보는 시간

by 티애

인덕션 위에 물 끓는 소리가 조용히 집안을 채운다.

요즘 마음에 오래 머무르는 말이 있다.

선순환.

사실 환경과 관련된 일을 하면서 회사 소개를 할 때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 중 하나였다.

하지만 어느샌가...

어떤 관계에서도, 어떤 문제에서도 항상 해답은 선순환이 되게 만들면 쉽게 해결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막히고 정체된 것이 흐름을 만들어주는 것.

바로 회복이고 치유의 첫 시작이 되는 거라 믿게 되었다.


내 안의 강물을 깨워주기

첫 번째는 내 몸에서 시작되어야 할 선순환.

혈액 순환.

2년이 되어가는 시험관 시도로 온통 부은 몸과 스트레스로 굳어진 어깨가 지금 나에게는 절실한 과제가 되었다.

맑은 피가 유유히 흐를 수 있게

바른 자세로 말린 어깨가 펴지도록 자주 스트레칭을 해보려 한다.

자기 전에 요가 30분 (유튜브로 따라 하며)

반신욕 (사실 이건 3년째 거의 매일해서 횟수를 줄여야 하지만)

기초대사량 높이기 (충분한 단백질과 양질의 지방을 섭취하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짜증나고 화나는 기운, 미운 감정을 마음에 담아두고 쌓아두지 않는 것.

바로바로 풀어버릴 수 있게.

그 기운을 밖으로 내보내는 나만의 방법은-

일어나자마자 상쾌하고 밝은 기운의 음악 틀기.

해가 늦어진 후의 헤이리 산책, 화나면 혼잣말로 허공에 욕 한번 하고 혼자 풀기.

그리고 캘리그라피나 설거지, 서랍정리, 제품포장 같은 단순 노동을 하면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른 일에 집중하다보면 이렇게 재밌고 좋은 게 있는데 왜 나쁜 일에 집중할 필요가 있나 싶다.



마음과 마음을 잇는 다리

두 번째 선순환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필요한

소통.

좋은 말은 더이상 담아두지 않고 상대방을 기쁘게 멀하고 표현해보려 한다.

경상도에서 배우기 힘든 덕목이어서 이제와 몸에 베이게 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감사와 사랑의 마음이 전해지도록 서운함이 없도록 노력해보고 싶다.

그리고 그게 영 민망하면 카톡 선물하기로 작은 마음이라고 표현하기.



지구와 함께 숨쉬는 약속

세 번째 선순환은 자연과의 관계에서 완성될 것이다. 상생.

무심코 버려지는 것들에 새로운 시선으로 자원으로 바라보고

버려지는 소재에 새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을 계속해나가고 싶다.

지금의 그리너오브젝트의 역할이니 우리 브랜드를 성장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그게 소재개발이든 캘리그라피로 업사이클링 작품을 만들든 간에.

Use less, love more

덜 쓰고 더 사랑하는 것.

이것이 내가 지구와 맺고 싶은 가장 소중한 약속이다.



세 개의 원이 춤추는 곳

내 안의 선순환, 사람과의 선순환, 자연과의 선순환.

이 세 개의 원이 서로 춤추며 연결되는 곳에서 나는 비로소 온전해지지 않을까.

선순환은 큰 결심이 아니라, 작은 의도의 이름일지도 모른다.

내 안에서 시작된 작은 마음이, 누군가의 오후를 조금 더 따뜻하게 비춰주길 바라며.

작가의 이전글45세, 새로운 시작의 첫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