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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옹이버스 Mar 25. 2021

자격증을 따야 하나/블로그를 써야 하나/비전공은 어쩌나

개발 주니어에게, 2편

이전 글에 이어 쓰는 글입니다.

https://brunch.co.kr/@greenful/112




많이 하는 고민인 듯하다. 여러 번 들었다.


자격증을 따야 하나


이력서에 적혀있는 자격증을 아주 열심히 보지는 않는다. (개인 의견)

모두 훑어본다. 하지만 그걸 보고 강력한 영입 사유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지는 않았다.

물론 DBA 나 보안 등의 경우는 자격증이 이력/경험에 못지않게 역량을 검증해 주기도 한다.


자격증을 고민한다면 왜 따야 하는지 목적을 생각해보면 좋겠다.

자격증은 훌륭한 역할을 한다. 의미가 있다.

우선 자격증을 따려면 그에 대한 공부를 해야 한다. 내가 그 분야를 알고 싶은데, 그 공부를 하고 싶은데, 자극이 필요하다면, 스스로를 동기 부여해서 움직이게 하려는 목적으로 자격증을 따려는 것이면 아주 좋은 선택이다. 게다가 자격증을 따고 나면 스스로에게 보상도 된다. '산출물' 이 떡하니 나왔잖아! 공부도 한 데다가 나를 그 분야에 대해 인정해주는 증명까지 받았으니 일석이조.

목적과 행동이 일치하는 경우다.


하지만 이력서를 채우기 위해서, 한 줄 적어 넣기 위해서 따는 것은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

본인이 평가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이 자격증 한 줄이 들어있다면, '오 이 자격증을 딴 사람이군' 하고 의미 있게 다가올 것 같은지.


블로그를 써야 하나


역시, 본인이 블로그를 쓰는 목적을 생각해 보면 된다.


보통 이력서에 블로그를 걸어 놓은 경우 들어가서 보면, 이 사람이 어떤 역량의 개발자인지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반대로 말하면, 실력이 다 뽀록난다.

추가로 기술 포스팅 이외에 개인의 사적인 내용도 적혀있다고 하면 그 사람의 성향 등을 파악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역시, 반대로 말하면, 나를 부정적으로 보게 할 생각과 태도가 드러나기도 한다.


내 글쓰기의 목적은 무엇인가.


1. 개발 역량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면, 역량을 어필할 수 있는 글로 엄선해서 쓰는 게 좋다.

특히 이력서에 블로그 주소를 걸어두었다면, 맨 첫 글을 나의 제일 역대급 훌륭한 글로 해놔야 되지 않을까...


2. 널리 개발자를 이롭게 하려는 것이면, 도움이 될 글을 써야 한다.

누구나 다 아는 내용보다는 새로운 내용이라던지, 독특한 문제 해결 경험이라던지, 복잡한 것을 쉽게 설명한다던지.


3. 단지 나의 기록이라면, 아무거나 써도 된다.

내 몸(?) 밖으로 output을 낸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input 이 들어온 후, 그냥 머릿속에 담아두는 것보다, 말로 설명을 하거나, 글로 설명을 하면, 그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드는 효과는 몇 배나 증가한다. 공들여서 설명하면 - 예를 든다거나, 도표를 그린다거나, 근거 자료를 찾아서 추가한다던가 - 남는 것은 또 몇 배가 늘어난다. 선현들의 시대처럼 종이를 낭비하는 것도 아니고 몇 KB에 불과할 테니 마구 써도 괜찮다. (나도 이렇게 죄책감없이 막 쓴다)


물론 여러 목적을 다 섞어 써도 괜찮다. 다만 보여주려고 쓰는 것이라면 어떻게 보일지 한 번 생각해보면 된다.


비전공은 어쩌나


괜찮다. 비전공 문제없다.

20년 전에도 지금도, 비전공 프로그래머는 무지하게 많다. 내 주변에도 영문학, 법학, 천문학, 호텔경영학, 국문학 전공부터, 대학 가지 않은 개발 동료들이 많다.

솔직히, 전공을 해도 '일'해보지 않은 상태면 이제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4년간 배운 기본 전공 지식을 무시할 수는 없다. 비전공 동료들이 가끔 마음의 짐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모르는 얘기를 접했을 경우, 이게 다들 모르는 건지 본인이 비전공이라 모르는 건지 움츠러든다고.

괜찮다. 어차피 다 아는 사람은 없다. 움츠러든 다음 순간 다시 어깨 빡 펴라고. 차근차근 알아가면 되지.

한 3년(5년?).

개발을 일로 3년 정도 집중해서 하면, 그 3년간 기본이 되는 지식들도 조금씩 챙겨가면서 일하면, 많은 부분 극복할 수 있다. 혼돈의 3년이 지나고, 어느 정도 내가 프로덕트를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면, 뭘 채워야 할지도 보인다.


개발을 일로 해보시오


'일'로 개발을 한다는 얘기를 했는데, 일로 하는 개발과 스터디로 하는 개발은 완전히 다르다. 프로덕트가 되어 남에게 평가를 받는다는 것, 그 프로덕트를 문제없이 건사한다는 것은, 튜토리얼을 따라 만들어 본다던가, 친구들과 심심풀이로 서비스를 만들어 보는 것과 비교 자체가 불가하다. 빨리 개발 실력을 늘리고 싶으면, 어디서든 일을 받아서 하면 된다. 학교에서 2년 동안 배울 일을 회사에서는 2주면 익힌다. (넘 과장했나...)

일이 되면, 어떻게든 한다. 정말, 어떻게든 하더라...


그리하여, 한 고비를 넘기고 개발을 좀 하게 되면, 오히려 그 뒤에는 비전공(혹은 다른 직군에서 전향한 경우)이 빛을 발할 수도 있다. 개발 전공은 익히지 못한, 다른 전공(경험)을 한 거니까.

어느 경우에도 희소성은 힘이 될 수 있다. 영문학 전공 개발자, 천문학 전공 개발자, 마케터였던 개발자, 상냥하고 말 잘하는 개발자, 웃기는 재주가 있는 개발자는 희소하다.


문제는 비전공이 아니고, 내가 개발을 좋아하는 가다. 개발하는 게 즐겁다면 1도 문제없다.


비전공자, 떨지 말고 드루와.


*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읽고 참고할 부분만 참고하시는 것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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